"엉덩이가 탱탱하네"...기아차 화성공장 스포츠센터, 여강사에게 발톱까지 깎게 해

2023.06.29 19:05:56

센터 점장·기계실 팀장이 운동 강사 성추행
기아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 피하기 어려워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사내 스포츠센터에서 상습 성희롱·성추행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사내 스포츠센터에서 기계실 팀장 A씨와 점장 B씨가 스쿼시 강사로 근무 중이던 C씨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C씨에 따르면 이들은 C씨가 2017년 센터에 입사한 직후부터 욕설을 시작, 2019년부터는 상습 폭언과 폭행이 일어났으며 성추행은 2021년 시작됐다.

 

C씨는 "팀장 A씨는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엉덩이를 만졌으며 배를 쓰다듬었고, 담배와 커피 심부름을 시켰으며, 급기야 본인 발톱까지 깎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엉덩이가 탱탱하네.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자주 하냐? 라는 성희롱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의자 점장 B씨도 C씨에게 수차례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다. C씨는 "A씨로부터 괴롭힘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B씨는 이를 묵인했다"며 "A씨와 B씨의 행동을 거부하면 고성으로 폭언과 욕설을 하며 업무적인 괴롭힘까지 이어갔다"고 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C씨는 성추행,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사직서 내용이 타 직원들에게 알려지며 B씨는 사직 사유를 개인 사유로 변경해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 받았다. C씨가 이를 거부하자 B씨는 "나한테 피해 오는 거 알지? 나 죽으란 거냐"며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계실 팀장 A씨는 피해자 C씨 직장 동료들에게 사직서 내용을 알리며 회유를 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이런 괴롭힘을 호소할 곳도 없었다. 센터는 기아차 화성공장 직원 복지를 위한 시설이지만 외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C씨는 퇴사 후 사직서에 언급한 내용에 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자,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제기해 점장과 기계실 팀장으로부터의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

 

이후 진행된 사내 징계위원회에선 현장 조사에 나온 담당자들은 주변인 조사 없이 가해자들과 식사하고 시설만 둘러본 뒤 센터를 떠났고 사적 심부름, 성추행, 욕설, 폭행을 상습적으로 행한 A씨는 감봉 처분에 그쳤다. 욕설과 폭행을 일삼은 B씨 역시 견책 처분을 받고 마무리됐다.

 

현재 C씨는 A씨를 성추행과 폭행으로 고소했으며, 이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C씨는 "직장을 잃을까 봐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어르신들과 젊은 직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남아있는 직원들의 괴롭힘이 없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기아자동차 측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지난 5월 노조 간부들의 여성영양사 ‘접대부 취급’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노보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이지민 기자 jiminl90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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