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민선 30년 성남, 민선9기 과제는 ‘완성’

2026.06.10 06:00:00 16면

신상진, 민선8기 이어 민선9기 재선 성공
분당·원도심 정비, 미래산업 육성 본궤도
성과 창출과 행정 신뢰 확보가 핵심 과제

 

성남시가 민선 9기 신상진 시장 체제로 새 출발한다. 재선에 성공한 신 시장은 민선 8기 동안 추진해 온 주요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지만, 앞으로의 시정은 계획보다 성과로 평가받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분당 재건축과 원도심 정비라는 대규모 도시 재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 유지와 행정 신뢰 확보라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어 향후 4년의 시정 운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성남시는 1973년 시 승격 이후 1995년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 전까지 관선 체제를 유지했다. 시민이 직접 선출한 시장이 시정을 이끌게 된 것은 민선 1기부터다. 그러나 민선 초기 성남시는 잇따른 시장들의 사법 리스크와 부패 사건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민선 1기 오성수 시장은 관선 시절 지하철 상가 개발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민선 2기 김병량 시장은 분당 파크뷰 사업과 관련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민선 3·4기 이대엽 시장 역시 판교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급격한 도시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개발 이권이 지방권력과 결합하며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같은 흐름은 민선 5·6기 이재명 시장 시기를 거치며 일정 부분 변화했다. 당시 성남시는 강도 높은 재정 정상화 정책을 통해 부채를 정리하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반부패 정책과 시민 참여 확대, 행정 혁신도 함께 추진되면서 시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민선 7기 은수미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사건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성남시는 다시 한 번 행정 신뢰 위기를 경험했다. 이는 제도 개선만으로 지방권력의 부패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이후 출범한 민선 8기 신상진 시정은 도시 정비사업 정상화와 행정 실행력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분당신도시 재건축과 원도심 재개발을 핵심 시정 과제로 설정하고 관련 제도와 행정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분당 재건축 분야에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정책과 연계한 선도지구 지정이 추진됐고 일부 단지는 예비사업시행자 승인 단계에 진입하며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건축·교통·교육 심의를 통합한 원스톱 인허가 체계도 도입돼 행정 절차를 줄이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기반을 마련했다.

 

 

원도심 정비 역시 도시정비지원센터 운영과 정비계획 개선, 용적률 상향 검토 등을 통해 사업 추진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민 상담과 행정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생활SOC 확충과 교통 개선 사업을 병행하면서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했다.

 

민선 8기에는 재정 분야에서도 변화가 이어졌다. 신 시장은 공약사업 추진과 함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주요 시정 목표로 제시해 왔으며, 채무 관리와 재정 정상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또한 분당중앙고 과학고 유치, 성균관대학교 분당캠퍼스 팹리스 AI 성남연구센터 개관, 판교 중심의 AI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조성 추진 등 미래산업과 교육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기울였다.

 

다만 이 같은 사업들은 상당수가 기반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민선 9기에는 실질적인 성과 창출 여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실제 착공과 입주, 생활환경 개선,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민선 9기 성남시정의 핵심 과제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분당 재건축과 원도심 정비의 균형 있는 추진이다. 사업성이 높은 분당과 상대적으로 공공성 요구가 큰 원도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지역 간 격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과 주민 갈등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공사비 상승과 종전자산 평가, 공공기여 규모 등에 따라 주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행정의 조정 능력과 정보 공개 수준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 건전성 유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규모 도시정비사업과 각종 기반시설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정 운영과 투자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동시에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교통망 확충, 판교 개발 등 주요 현안은 중앙정부 정책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정부와의 협력 체계 구축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행정에 대한 시민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다. 성남시는 과거 반복된 부패 사건을 경험한 만큼 인허가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한 인사 시스템, 외부 감시 체계 강화 등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도시 개발의 성과 못지않게 정책 추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향후 시정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 재건축과 원도심 정비, 첨단산업 육성, 교통 인프라 확충은 향후 성남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들이다. 민선 8기가 사업 추진의 토대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민선 9기는 그 성과가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검증받는 시기다. 앞으로 4년간 성남시가 성장과 균형, 개발과 신뢰라는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이양범 기자 ]

이양범 ybl05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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