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수면 중 뇌 '청소 과정' 집에서 관찰하는 웨어러블 장비 개발

2026.07.09 16:06:49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이 수면 중 뇌의 회복 과정과 관련된 수분 변화를 가정에서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 장비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조지아공과대 여운홍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마에 부착하는 형태의 근적외선분광(NIRS) 기반 장비를 설계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빛의 흡수 특성을 이용해 뇌 조직 내 수분과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수면 중에는 ‘아교림프계’라 불리는 뇌의 청소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뇌척수액이 조직 사이를 흐르면서 아밀로이드-베타 등 노폐물을 제거한다.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이 활동이 활발해지며, 기능 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신경계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MRI 등 대형 장비에 의존해야 했고, 실제 수면 환경에서 반복 측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장비는 얇고 유연한 회로를 적용해 피부에 밀착되도록 설계됐으며,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장시간 안정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기기에는 서로 다른 파장(640nm, 680nm, 950nm)의 LED와 광검출기가 탑재됐고, 측정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가정에서도 연속적인 관찰이 가능하다.

 

성능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4명을 대상으로 총 16회의 야간 측정을 실시했다. 동시에 뇌파와 안구운동을 분석해 수면 단계를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뇌 수분 신호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 단계 전환에 따라 뇌 수분 신호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변화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각성 상태나 렘수면에서 비렘수면으로 전환될 때는 신호가 증가했고, 반대로 비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전환될 때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수면 단계 전환 시점과 거의 동시에 나타나 장비의 측정 정확성을 뒷받침했다.

 

또한 장비는 뇌 수분 변화뿐 아니라 호흡, 심박, 느린 뇌파 등 수면 중 나타나는 생리적 리듬도 함께 포착했다. 비렘수면에서는 호흡과 심박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렘수면에서는 보다 불규칙한 양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정 환경에서 수면 중 뇌 수분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수면 검사가 수면 시간과 단계 분석에 집중됐다면, 이번 기술은 뇌의 청소 과정과 직접 관련된 생리적 변화를 관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창호 교수는 “자연스러운 수면 환경에서 아교림프계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도구는 신경계 연구의 오랜 과제였다”며 “현재 정상인과 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구축과 지표 고도화, 수면무호흡 및 불면증 치료 효과 평가 등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표준 검사와의 비교 검증을 거치면 수면장애와 노화, 인지저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이양범 기자 ]

이양범 ybl05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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