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저작권 침해 소송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은폐했다며 법원에 제재를 요청했다.
이번 분쟁은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 활용 범위와 저작권 보호의 경계를 가를 중대한 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와 뉴욕데일리뉴스를 비롯한 17개 언론사는 뉴욕 남부연방 지방법원에 오픈AI를 상대로 제재 신청을 제출했다. 원고 측은 오픈AI가 소송 과정에서 핵심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법원에 사실과 다른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언론사들은 오픈AI가 자사 기사를 허가 없이 AI 학습에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2023년 말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면서 관련 사건은 하나의 절차로 병합돼 심리되고 있다.
이번 제재 신청의 핵심은 증거개시 과정에서의 자료 제출 여부다. 원고 측은 오픈AI가 자사 콘텐츠가 실제 AI 모델 학습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출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픈AI가 법원에 “시스템 내에서 특정 기사 사용 여부를 검색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관련 검색을 수행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들이 요구하는 자료는 AI 모델 학습에 활용된 데이터 세트와 챗GPT 이용 기록(출력 로그)이다. 원고 측은 이를 통해 언론사 기사들이 실제로 학습에 사용됐는지, 또 챗GPT가 해당 콘텐츠를 어느 정도 재생산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오픈AI는 언론사들의 요구가 소송과 직접 관련 없는 이용자 개인정보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수천만 명 이용자의 대화 기록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에 공개된 콘텐츠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행위는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생성형 AI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원이 언론사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오픈AI의 공정이용 주장이 인정될 경우 AI 업계의 데이터 활용 범위가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이번 재판 결과는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인정 범위, 플랫폼의 증거 보존 의무,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기준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와 언론 산업 간 갈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경기신문 = 박효훈 인턴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