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15분의 이야기가 건넨 여주 행복 디딤돌"… 시민 모두가 강연자 '여바시' 성황

2026.07.12 16:43:08

청년·생명·예술·성장·주민자치까지… 미래 여주를 꿈꾸는 다섯 가지 경험 공유
강연 뒤 시민과의 대화 이어지며 '행복한 변화는 사람에게서 시작' 공감 확산

 

"여러분의 15분이 행복한 여주의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11일 오후 2시 여주시 여성회관 공연장. 행사장 스크린에 '여바시(여주를 바꾸는 시간 15분)'라는 문구가 등장하자 객석은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유명 인사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걸어온 인생 살이와 경험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올들어 세 번째 강연 무대다. 비영리단체 '여바시'가 만든 강연은 '여주의 행복한 변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농부이자 시민운동가인 최근필씨가 기획했다.

 

이번 강연도 '행복 여주를 시민과 함께 만든다'는 취지 아래 청년, 소방관, 음악가, 예술가, 주민활동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시민 다섯 명이 참여해 자신의 삶을 통해 얻은 경험과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공연에 앞서 여주시소년소녀합창단의 맑은 목소리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강연 후에는 시민들과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도 이어졌다.

 

 

첫 번째 연사는 '성석진'씨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PD로 활동하는 그는 '여주 청년활동이 열어준 새로운 길'이란 주제로 실패와 도전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식당 창업 실패와 생활고 속에서 신문·우유배달을 병행하던 청년이 목수의 길을 선택하고, 청년정책 활동과 도시재생 사업, 청년 마르쉐와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온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혼자서는 어려웠던 일도 팀을 만나면서 가능해졌다"며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연결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정책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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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양평소방서에 근무하는 허광호씨다. 과거 여주소방서 근무당시 훈련과정을 담당했던 인연으로 참가했다. 

 

그는 '마지막 숨이 알려주는 생명의 신호'를 테마로 생명안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줬다. 허 강사는 심정지 환자에게 나타나는 '비정상 호흡(임종호흡)'을 시민들이 정확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목격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그 기억이 심폐소생술 교육에 헌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 번째 강연자는 여주시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이혜련'씨다. 그는 '성장을 만드는 경험'이라는 주제로 삶의 과정을 들려줬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 성악 전공과 경력단절, 세 아이를 키우며 겪은 현실적 어려움, 그리고 40대에 다시 대학원과 박사과정에 도전하기까지의 여정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는 "완벽해서 시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작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사람"이라며 다양한 경험이 결국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삶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동안 곳곳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편 금속공예가 '이철재'씨는 '세상의 틀에 나를 가두지 않는 법'을 주제로 예술가의 도전정신을  풀어갔다. 27년간 미술강사 생활을 뒤로하고 여주로 내려와 독창적인 '금속 드로잉' 작품세계를 구축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였다.

 

기존 공예와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 때문에 "그림입니까, 공예입니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야 했다. 허나 오히려 그 낯섦을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만들어 대상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그는 "세상이 만든 경계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청중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전 산북면 주민자치 활동가 '정석대'씨다. 그는 '여주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세가지 일'을 소개하며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시민 역할을 설명했다.

 

75만4000V '신경기변전소' 건설 백지화 운동, 영릉역의 '세종대왕릉역' 개명 추진, 여주시 최초 주민자치회 출범 등 굵직한 현안을 사례로 들며 "지역의 변화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국책사업과 행정의 벽 앞에서도 주민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 변화가 가능하다는 그의 경험은 시민사회 참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다섯 명의 연사는 서로 다른 직업과 삶을 살아왔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던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사람을 살리는 지식, 경험이 만드는 성장, 틀을 넘어서는 창의성, 그리고 시민참여가 지역을 바꾼다는 믿음이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강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가며 연사들과 소통했다. '여바시'는 단순한 강연 프로그램을 넘어 여주의 행복한 미래를 스스로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었다.

 

[ 경기신문 = 황의성 기자 ]

황의성 ystar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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