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 ‘민의의 전당’으로 불린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인 지방자치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의회는 여전히 반쪽 기관으로 불린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는 독립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핵심 권한이 없어 여전히 집행부에 종속돼 있기 때문이다. 인사권은 독립했지만, 조직권과 예산권은 여전히 집행부 소관이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현재 지방자치 한계,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 해외 지방의회 운영 사례와 함께 실질적인 독립과 제도 개선 방향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167명의 의원이 1420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지방의결기관이다.
하지만 의회사무처 조직을 확대하거나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 일조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관이지만 조직과 예산은 여전히 집행부에 의존하는 구조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지방의회가 여전히 '반쪽 독립'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제12대 경기도의회 출범과 함께 지방의회법 제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지방의회가 집행부와 대등한 독립기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사권 독립을 넘어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등을 담은 별도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1961년 해산됐고 30년 만인 1991년 부활했다.
이후 2022년 34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의장에게 사무직원 인사권이 부여됐고 의원들의 입법·정책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 제도도 도입됐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독립은 여기서 멈췄다. 의회사무처 조직 확대와 정원 조정, 예산 편성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아래 있다.
의회가 필요에 따라 조직을 개편하거나 전문인력을 확보하려 해도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기관이 오히려 운영 기반은 집행부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의 조직과 권한을 지방자치법 일부 조항이 아닌 별도의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의 조직과 운영은 지방자치법 일부 규정에만 담겨 있을 뿐, 권한과 운영체계를 독립적으로 규율하는 '지방의회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도의회는 제11대 의회에서도 지방의회법 제정을 핵심 과제로 추진했다.
여야는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공동으로 채택하고 국회와 정부에 전달했으며, 정책지원관 정수 확대와 행정안전부 내 지방의회 전담 조직 신설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지방의회의 독립성 확보만큼은 정쟁과 무관한 공동 과제로 인식한 것이다.
12대 도의회 들어서도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도의회를 방문했을 당시 남종섭(민주·용인3) 도의회 의장은 "지방의회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경선 과정에서도 지방의회법 제정은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다.
지방의회법 제정이 제12대 의회의 핵심 입법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인사권 독립 이후에도 제도적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미숙(민주·군포3) 도의회 부의장은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됐지만, 궁극적으로는 의원 1명당 1명의 정책보좌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사권은 의장에게 넘어왔지만, 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은 여전히 없어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려 해도 집행부에 요청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금종례(국힘·비례) 의원도 "전문성을 갖춘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의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의원들이 충분한 정책 지원을 받아 조례를 연구하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지방의회 독립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인사권만으로는 지방의회의 독립을 완성할 수 없다는 현실도 함께 드러났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다시 지방의회법 제정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혁성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여러 제도적 기반이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뒷받침돼야 지방의회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의회의 독립이 선언에 그칠지, 실질적인 권한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지방의회법 제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