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하 형소법 개정안)’이 31일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됐다.
이에 따라 검사의 수사 직무를 명시한 1948년 검찰청법과 형사재판·수사 절차 등을 다룬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사법 체계도 전면적인 전환을 맞게 됐다.
형소법 개정안은 총 투표수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전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대응했던 국민의힘은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여당은 전날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 제출한 종결동의 건에 대해 24시간이 경과하자 무기명투표를 실시해 총 투표수 183표 중 찬성 183표(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 299명의 5분의 3인 180표 이상)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켰다.
형소법 개정안은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함에 따라,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맞춰야 한다는 차원에서 입법이 추진됐으며,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관을 수사주체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그 결과를 검사에 알려야 하고, 보완수사 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법경찰관이 압수·수색·검증을 실시할 때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영상녹화 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의 요청이 있으면 피의자신문 진술 과정을 녹음하도록 의무화했다.
수사 지연이나 권리 침해 등이 있는 경우 고소인 등이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며,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관계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 의견진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발사건 중 가정폭력·노인학대·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아동학대범죄·장애인학대관련범죄 등 약자 대상 범죄의 신고의무자도 재정신청권자로 확대했다.
개정안은 특히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를 ‘공소 기각 판결’ 사유로 새롭게 추가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70여 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 체계가 마침내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 위에 다시 서게 됐다”며 “오늘의 입법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한 검찰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국회가 응답한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끝내 국민 여론을 저버리고 소수 강성 지지층의 손을 들어줬다”며 “오늘부로 힘없고 빽없는 선량한 국민은 국가가 마지막으로 제공하던 법률적 안전장치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만의 피해의식’에 기댄 정치 보복과 오직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의 셀프 사면을 위해 공소취소를 ‘공소기각’이라는 이름으로 갈아 끼운 꼼수로 얼룩졌다”며 “이를 끝내 밀어붙인 민주당은 그 모든 결과를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형소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함께 사의를 표한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 사의에 이어 검찰총장 직무대행까지 사퇴했다”며 “민주당의 형소법 강행 처리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붕괴’를 가져왔다. 정작 지켜야 할 국민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완수사권 폐지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막고 피해자 보호를 엄중히 훼손하는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며 “수사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억울한 피해자가 늘어나도, 흉악 범죄자를 놓쳐도, 그 모든 피해는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은 형소법 개정안이 처리된 뒤 신속 처리 대상 안건(패스트트랙)의 심사 기한을 기존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며,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로 대응했다.
필리버스터는 7월 임시국회 회기가 이날 자정에 끝나면서 함께 자동 종료됐으며, ‘국회법 개정안’은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