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수도권 기초의회 최초 직협 출범 이끈 나중한 군포시의회 직협 대표자

2026.08.09 14:14:59 14면

“노조가 공격하는 ‘창’이라면, 직협은 보호하는 ‘갑옷’… 10대 의회 관행 바로잡을 것”

 

2022년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단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현장의 기초의회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여전히 ‘껍데기뿐인 독립’에 가깝다. 지자체 총액인건비제에 묶여 있는 인건비 예산권과 인력의 절반 이상을 시청 파견직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이러한 악조건을 뚫고 군포시의회 공무원들이 수도권 기초의회 가운데 최초로 공식 직장협의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나중한 군포시의회 공무원직장협의회(이하 직협) 대표자를 만나 출범의 의의와 현 지방의회가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해 들었다.

 

나중한 대표자는 이번 직협 설립의 가장 큰 계기로 ‘새로운 의회 개원’을 꼽았다. 제10대 군포시의회가 새로 개원함에 따라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온 불합리한 업무 처리 관행을 사전에 개선하고 예방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공무원 개인의 신분으로는 의원들의 요구에 문제를 제기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개인이 아닌 직협이라는 공식 조직의 이름으로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고 불합리한 관행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전국적으로 기초의회 직협 출범 사례는 광주 북구와 강원 원주에 이어 군포가 세 번째일 만큼, 기초의회 차원의 공무원 권익 보호 조직은 매우 드문 실정이다.

 

기존 시청 노동조합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시각을 제시했다. 노동조합이 사용자 측과 대립하며 임금이나 예산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는 공격적인 ‘창’이라면, 직협은 갑질과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직을 보호하는 방어적인 ‘갑옷’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특히 집행부(시청)와 의회는 완전히 분리된 기관이며, 의회라는 조직 특유의 고충과 어려움은 의회 구성원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에 시청 노조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인 소통 창구를 구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직협 출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의회 전체 현원 24명 가운데 법령상 인사, 예산, 비서, 감사 업무 담당자 등 가입 제외 인원을 차감하고 나면 실질적인 가입 가능 대상자는 10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파견직 및 기타 여건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직협에 가입한 인원은 일반직 4명과 임기제 2명을 포함해 총 6명이다. 관련 법령상 의원 밀접 수행자와 보안업무 담당자의 직장협의회 가입이 금지된 데다 파견 인력 중심의 조직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직협은 소수 인원으로 출범할 수밖에 없었다.

 

나 대표자는 현 지방의회 시스템의 핵심 문제로 예산권이 결여된 인사권 독립을 지목했다. 인사권만 독립되었을 뿐 인건비 예산권은 여전히 시청에 묶여 있다 보니, 의회 자체적으로 인력을 늘리거나 신규 공채를 실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또한 의회 인력의 상당수가 시청 파견직으로 채워지다 보니, 향후 시청 복귀 시 인사고과가 의식되어 의회 행정을 혁신하거나 소신 행정을 펼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궁극적으로는 의회 전체 인력을 순수 의회직 공무원으로 채워나가야 하지만, 소규모 조직 특성상 승진 기회가 제한되어 발생하는 인사 적체 문제 역시 향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

 

끝으로 나중한 대표자는 직협이 대립을 위한 단체가 아닌, 의회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상생의 창구임을 강조했다. 편법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의정 활동 지원의 전문성을 높이면, 그로 인한 행정 서비스의 혜택은 결국 군포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군포시의회의 출범 경험과 노하우를 수도권 내 타 기초의회와 적극 공유하여 직협 설립의 전국적 확산을 돕고, 나아가 실질적인 의회 독립을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등 제도적 결실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성훈, 노경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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