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목되는 중앙·지방정부 내년도 예산안 심의

2026.09.04 06:00:00 15면

중앙정부 800조…경기도, 5천여억 원 감액 추경안

중앙과 지방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통과하는 기간이다. 이재명 정부는 처음으로 800조 원을 넘었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이 3일 국회에 제출됐다. 올해 본예산보다 12.8%(93조 원) 증가한 820조 9000억 원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방 투자’, ‘청년 지원’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올해 예산안에서 ‘회복과 성장’을 앞세워 산업과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예산을 크게 늘렸던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도 첨단산업과 지방 성장에 투자하는 데 무게를 뒀다. 실제로 정부는 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반도체를 육성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예산을 올해 10조 8000억 원에서 21조 3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지방 성장도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힘을 준 대목이다. 지방행정 예산은 22.8% 늘어나 산업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먼저 정부는 ‘5극 3특’ 지방 성장을 뒷받침하는 2조 8000억 원 규모의 별도 초광역 계정을 신설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지역 성장 거점을 조성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는 ‘지방 미래 성장 지원금’도 새로 마련했다. 지방에 더 큰 혜택을 주고 지역에서 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방 및 민생 투자도 눈에 띈다. 5극 3특 초광역권을 지원하는 균형발전특별회계 초광역 계정(2조 8000억 원),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1조 3000억 원)를 신설하고, 청년 정책 예산을 43조 3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예산 편성의 큰 틀은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예산안이 눈앞의 성장 지표와 미래 기술 투자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야당은 실질적인 민생 안정을 외면했다며 심사 과정에서 현미경 검증과 예산 수정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 원 급증하는 특수한 상황에 대응해 160조 원 규모의 미래 대응 기금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반도체 호황에 기댄 일시적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고정 지출 성격의 대규모 예산을 편성할 경우, 향후 반도체 경기가 하강했을 때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와 내년의 세수 증가는 우선 적자 축소와 국채 상환에 쓰는 게 온당하다. 반도체 법인세 증가가 2028년 이후에도 지속되는지 확인되면 그때 기금이든 국부펀드형 장기 계정이든 논의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조세부담률은 세수가 늘어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더 빨리 커지면 오르지 않는다. 반도체 호황은 수출 단가와 물가를 밀어 올려 올해 명목 GDP를 크게 부풀린다. 올해는 초과 세수가 나더라도 조세부담률의 뚜렷한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건전 재정을 위한 정부의 우선순위 재인식이 요청된다.

지방정부도 재정 건전성 제고에 힘쓸 때다. 예컨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400여억 원 규모의 지출을 감축하는 감액 추경안을 도의회에 제출한 게 주목된다. 당초 추 지사는 8월 5일 취임 후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며 당장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출 시기를 늦추거나(지역상생발전기금·교육청 전출금 등 유예) 일부 조정하면서 이번 세출 구조조정 및 감액 규모는 약 5465억 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여하튼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 국회는 여야를 떠나 불요불급한 예산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중앙·지방정부 예산이 민생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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