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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숨겨진 억압, 반기를 들다

비뚤어진 남성우월 이데올로기 신랄하게 비판
여성 종속·착취 문학적 묘사 새로운 해석 제시

성性 정치학

케이트 밀렛 글|김전유경 옮김

이후|744쪽|2만8천원.


“그녀들은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저항이며 새로운 영혼이므로, 아직도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하겠다. 소설 속 그녀들을 해방시키는 혁명은 우리에게 최후의, 하지만 최초의 혁명이 될 것이다.” -본문 가운데-

‘성性 정치학’은 성(Sex)을 둘러싼 권력관계를 낱낱이 파헤친 페미니즘 비평의 영원한 문제작이다.

정치와 사회, 역사와 문화 전반에 침투해 있는 가부장제의 면면을 저자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대담하게 비판하고 있어 여성의 억압과 가부장제를 둘러싼 끝나지 않은 논쟁을 일으킨다.

여성의 종속과 착취가 문학작품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드러낸 책으로 이후 페미니즘 학문의 초석을 다졌다.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성행위에 대한 다양한 문학적 묘사를 통해 섹스가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작동하는 성 정치의 일종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한다.

‘성 혁명과 반동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는 2부는 1830년부터 100년에 걸쳐 일어난 성 혁명 제1기와 그 이후의 반동의 역사를 문학과 철학, 역사와 이데올로기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한다.

3부에서는 D. H. 로렌스와 헨리 밀러, 그리고 노먼 메일러와 같은 이른바 ‘반동기’를 추동한 남성 작가들의 문학작품들을 가부장제의 문화적 대리자라는 측면에서 비판하고 있다.

남성작가들이 남성의 폭력성과 잔인함을 찬양하고 반대로 여성을 하나의 생식기로 축소하려는 이상한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눈으로 기존의 문학작품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케이트 밀렛은 통쾌하고 대담한 문제 제기와 섬세한 분석, 그리고 촌철살인의 유머가 어우러져 있다.

다양하게 인용되는 문학작품들은 공공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쉽고 친근하게 성 정치학의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케이트 밀렛이 보여 주는 대로 문학 작품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 모두의 무의식 안에 내재된 비뚤어진 성 정치학이 그 실체를 벗고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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