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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예비군' 훈련 구슬땀

25일 오전 10시 인천 백령도 내 해병대 흑룡부대.
옅은 화장기가 채 가시지 않은 아줌마 30여명이 빨간 명찰이 선명하게 박힌 해병대 군복 차림에 광이 나는 군화를 신고 부대에 나타났다.
바로 이들은 백령도 주부들로 구성된 여자 지원예비군으로 1년에 한 번 있는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부대를 찾은 것.
백령도 여자 지원 예비군은 1989년 이 지역 부녀회에서 예비군들에 점심을 제공하는 일을 하다 '지역을 지키는데 여자라고 지켜볼 수 만은 없다'며 뜻을 모아 탄생한 자발적인 성격의 예비군이다.
흑룡부대도 주부 예비군의 뜻에 화답하기 위해 매년 한차례씩 체계적인 교육일정으로 주부 예비군 훈련을 실시한 것이 올해로 벌써 16년째를 맞게 됐다.
첫 교과목으로 안보교육을 받을 때만 해도 다소 지루해하던 '아줌마 예비군'들은 두번째 과목인 응급처치 교육 시간부터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교관의 설명을 귀담아 듣는 모습이었다.
"인공호흡을 할 땐 환자의 머리를 뒤로 젖히며 턱을 들어 준 뒤 공기가 새지 않도록 코를 잡고 환자의 입에 공기를 서서히 불어 넣습니다."
교관의 설명을 듣고 한명씩 인형을 상대로 실습을 벌이자 지켜 보던 다른 주부대원들은 '좀 더 입술을 갖다 대야지.', '잘 하네. 많이 해 봤나 보네' 등 제각기 훈수를 두기에 바빴다.
오전교육을 마친 이들은 식판에 담긴 참치찌게, 갈치조림, 사골국, 갓김치를 싹싹 비워내며 점심을 먹은 뒤 오후 교육에 참여했다.
아줌마 예비군이라 하더라도 화생방 훈련과 사격 훈련에는 예외가 없었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가스실로 들어간 주부들은 훈련 후 방독면을 벗자 매운 연기에 눈물, 콧물로 뒤범벅 됐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내 바뀌었다.
M-16 소총으로 25m 거리의 표적을 맞추는 사격 시간에는 귓전을 때리는 총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매서운 눈으로 표적을 바라보며 각각 10발씩을 성공적으로 쏘았다.
백신자(35·여)씨는 "작년에는 사격 때 총의 반동으로 얼굴에 멍이 들었지만 오늘은 그런대로 높은 적중률을 보인 것 같아 다행"이라며 "내 지역과 가족은 우리가 직접 지킨다는 생각으로 예비군 훈련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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