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품새를 하는 배우의 손끝이 날카롭다. 힘찬 기합 소리에 송판 백 여 장이 날아간다. 상대 배우의 팔짱을 밟고 날아오르는 배우의 몸놀림이 날렵하다.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가 초연을 거쳐 두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2022년에 가족 뮤지컬로 시작한 뮤지컬은 인기에 힘입어 회를 거듭하고 있다. 배우들과 태권도 선수가 시너지를 일으켜 연기와 태권도를 병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극은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에 참가하려는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의 연습으로 시작한다. 한국체육고등학교는 30년 전통의 강호지만 몇 년 째 메달이 없어 유도부와 연습실이 바뀔 위기에 처해있다. 태권도부는 연습실을 지키기 위해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온 교환학생 루카 로시는 주인공 박두진과 동고동락하며 태권도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시합 때마다 중요한 순간에 위기를 맞는 박두진은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성장한다. 겨루기를 중심으로 콘셉트 짜기에 여념이 없다.
태권도부 주장 이솔은 이들을 이끈다. 품새와 겨루기를 가르치기도 하며 태권도부를 살핀다. 두진은 이솔을 짝사랑하며 루카 로시와 상담을 하기도 한다. 점점 단단해지는 팀워크로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는 우승을 한다.
지난 18일 서울시 올림픽로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태권, 날아올라’ 기자간담회에서 김명훈 연출은 “이번 공연은 배우와 선수가 구분이 안 되는 걸 목표로 했다”며 “배우들의 태권도 실력을 선수들만큼 끌어올려 합을 맞추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부상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 날 그 날 컨디션에 맞춰 경기 수준을 조절했다”고 밝혔다. 또 “준비한 걸 한 번에 쏟아 붓는 경기가 아닌 매번 무대에 서야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관리도 특별히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출은 “선수 출신 연기자들에겐 연기기법을 가르치기보단 화내고 짜증내는 등 감정 표현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며 “배우와 선수, 양극화돼 있는 팀워크가 연습을 통해 좋아졌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권도가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해외에도 선보이려 하고 있다. K-문화가 유명해진 것처럼 중국어나 일본어로 번역해 해외에도 송출할 계획이다.
박두진 역에 임동섭, 김정태, 루카 로시 역에 전우태, 김종년, 코치 역에 권민수, 이솔 역에 엄지민, 최서인이 출연한다.
관객은 극 중간에 송판을 격파하거나 제비뽑기에 참여하는 등 무대에서 소통할 수 있다. 실제 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모티브로 한 연극은 태권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등 문화적 목표가 많다.
‘태권, 날아올라’는 8월 27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