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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시장 본격 개화…증권업계 차세대 먹거리 될까”

발행·유통 인정 법안 국회 계류...내년 본격 궤도
부동산 조각투자, 초기 시장 견인할 가능성 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전자증권인 ‘토큰증권’(STO)이 내년 본격적인 활성화를 앞두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미술품, 음원 저작권, 부동산 등 이색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조각투자’라는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증권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확산에 제동이 걸렸던 만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통과 여부가 시장 활성화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 조각투자, 블록체인으로 편리하게

 

토큰증권의 가장 큰 특징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여러 이해당사자의 전자 장부(ledger)에 동시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관리 방식으로, 이를 조작하려면 모든 장부를 동시에 변경해야 해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이 중앙 서버에 거래 정보를 집중 관리했다면, 토큰증권은 분산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아진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토큰증권은 현실 자산에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차별화된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음원 저작권, 미술품, 항공기 엔진, 고가 가방 등 다양한 자산을 소액 지분으로 나눠 증권 형태로 발행, 투자자의 접근성을 크게 확대한다.

 

◇ ‘회색지대’에서 법적 틀 마련으로

 

현행 자본시장법은 이러한 비정형 증권(투자계약증권 및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을 정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발행 및 유통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토큰증권은 합법도 불법도 아닌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22대 국회에 발의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이러한 비정형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명확히 법제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정안은 전자증권법에 블록체인 기술 내용을 명시해 토큰증권의 기술적 정당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재섭 의원(국힘·서울 도봉구갑)은 “여야 간 이견이 없고 금융위원회와 업계 모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만큼, 내년 법안 통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탄핵 정국이 정리되는 대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증권업계, 차세대 먹거리 선점 경쟁 돌입

 

법안 통과가 가시화하면서 증권업계는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조각투자 토큰증권 시장이 2024년 국내 시가총액 34조 원에서 2028년 233조 원, 2030년에는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콤은 대표이사 직속 조직을 신설하고 토큰증권 발행(STO) 공동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증권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STO를 주관할 수 있는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형 증권사들도 관련 역량 강화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동남아 최대 대체자산 거래소 ‘알타 익스체인지’와 협력하며 노하우를 쌓고 있고, 교보증권은 일본계 금융사와 국내 블록체인 기술 업체와 잇달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 ‘카사코리아’를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증권사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분야는 유통 플랫폼(거래소)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이 열리면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이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연합해 토큰증권에 특화된 신규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동산 조각투자가 시장 개화 선도

 

업계에서는 초기 토큰증권 시장에서 부동산 조각투자가 가장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은 가치 평가가 비교적 용이하고,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해 환금성과 안정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미술품과 음원 저작권 등은 가치 산정이 까다로워 대중화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은 건물이나 토지를 담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초기 시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시작

 

토큰증권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흐름에 맞춘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으로 평가받는다. 모바일 중심의 투자 트렌드와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 등과의 결합을 통해 투자 상품의 확장성과 접근성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토큰증권은 증권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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