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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원 공천 공정·투명성은 어디 갔나?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 눈에 드는 것이 지름길이라니

  • 등록 2026.05.06 06:00:00
  • 15면

지방의원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공천과정이 기준과 원칙 없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이 자의적으로 공천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공천을 둘러싼 부정·비리도 드러났다.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윤왕희 선임연구원은 한국정치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지방선거 공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통해 “정당과 공천의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공천헌금 비리나 소위 ‘매관매직’과 같은 부패행위의 심각성에 대한 질타”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천제도와 정당정치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위해서는 단지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인식을 넘어 제도적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선 조치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기신문은 ‘지방의원 공천논란’ 기획기사(경기신문 2026년 5월 4일자 1면, ‘경선보다 내리꽂기…시스템 공천의 탈 쓴 사천’)에서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예외 없이 공천 과정에서 ‘사천(私薦)’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지방의원 공천·선거와 입후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낮고, 각 정당 역시 쇄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선거 때마다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론 각 정당마다 ‘공정’과 ‘투명’을 전제로 한 시스템 공천을 내세우고 있기는 하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여·야 할 것 없이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이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의 눈에 잘 드는 것이 공천을 받는 지름길”이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경기신문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한 현역 기초의원의 사례를 소개했다. “시의원 재선 도전을 위해 당이 요구한 당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고,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도입된 기초의원 자격시험인 기초자격평가(PPAT) 응시까지 마치며 상대 후보와의 경선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컷오프’됐다. 컷오프된 사유를 물었지만 대답은 공천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당 공관위는 컷오프 결정은 당협위원장의 선택이었다고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한다.

 

같은 당 기초의원 예비후보도 별다른 경선 과정 없이 컷오프 당했다. 대신 당협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후보가 ‘가’ 번을, 현역 의원이 ‘나’ 번을 받았다. 항의에 대한 도당의 답변 역시 “당협위원장의 선택”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별로 다르지 않았다. 기초의회 비례대표 공천 면접을 본 장애인 후보는 면접관으로부터 “지역위원장과 소통은 하고 후보 신청을 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역위원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충성도가 높은 측근들을 우선시 하는 ‘사천(私薦)’의 폐해는 크다.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의 진입을 막음으로써 지역발전이 더뎌진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대신 중앙당이나 지역 국회의원들의 대리역할을 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가 퇴보한다.

 

이에 지방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실시된 6·1지방선거 결과,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한 지방의원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투표는 지방에서 했지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중앙의 거대 양당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었다”고 개탄할 정도였다. 지방선거인데도 지역 발전 방안 대신 정당을 선택해 당선자가 배출됐다는 것이다.

 

지방의원의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제약한다는 것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지역 국회의원이 시도의원을 개인의 선거운동원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기존 정당 공천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지역 정당’을 생각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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