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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온고지신] 노동절

 

 2026년 5월 1일.


대한민국 역사에서 특별한 날이다. 이승만이 그걸 우익 노동단체였던 대한노총의 창립일(3월 10일)로 바꾸었다. 1958년이었다. 김영삼 정부에서 국제관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5월 1일로 되돌렸다. 1994년이었다. 그러나 명칭은 ‘근로자의 날’로 유지했다. 이를 ‘노동절’로 환원한 것은 이재명 정부다. 2025년 11월이었다. 이어서 법정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2026년 4월. 금년은 작년 연말, 명칭변경에 이어 법정공휴일로서 첫번째 노동절이다. 그 이름을 되찾은 것은 63년만의 일이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8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파업집회를 했다. 만국의 노동자들은 그날을 자신의 생일처럼 여겼고, 자연스럽게 5월 1일은 특별한 날이 되었다. 우리 조상들은 1923년 5월 1일, 일제 치하에서도 조선노동자 연맹의 주도로 종로기독교 회관에서 노동절 행사를 가졌다. 2천명이 모여서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 실업예방 등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노동절(메이-데이. May-day)은 이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두 개념은 비슷해보이지만 실은 반의어다. 


근로는 주인이나 감독자의 감시와 통제, 억압과 폭력을 관리의 수단으로 삼는다. 일하는 사람을 우마(牛馬)나 기계로 취급하는 인간관이다. 순응이 우선적인 도덕이었다. 그 기준을 벗어나면 응징을 당했다. 채찍질이 등짝을 찢었다. 노동은 과업에 자신의 능력과 창의성을 주체적으로 투입하여, 안정된 일상을 유지하고, 스스로를 의젓하게 성장시킨다. 아울러 자신이 속한 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을 병행한다.

 

머리도 좋은데,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특히 인재등용의 편향성을 자제하며, 확고한 실용주의적 리더십을 가진, 소년노동자 출신의 실력파 대통령을 지도자로 둔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국민주권 정부’로 명명한 이 정부의 정체성을 감안하면, 노동정책에서도 이전 정부들과는 현저하게 다른 철학으로 정책을 펼칠 것이다. 우리는 그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공약이행율이 90%가 넘었던 걸 기억한다. 나라 운영에서는 그 이상이기를 기대한다. 

 

대통령은 노동절 기념사에서 여러가지 비전을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다.
1.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 안전을 지키는 것은 비용이나 선택이 아닌, 국가와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책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
2.모든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 정규직·비정규직·원청과 하청, 그리고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까지,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정한 대우를 받고 보호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살피겠다.
3.노동과 기업이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 노동가 기업, 공정과 혁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진짜 성장’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이 약속들이 지켜진다는 것은 노동현장이 혁명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넘어서 나라 전체가 함께 동반상승하여 높은 국격을 갖추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와 처우를 나쁜 정치와 부도덕한 장사치들에 의해, 그리고 그들의 유착으로 인하여 긴 세월을 바보처럼, 또는 굴종적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아니다.

 

벗이여, 새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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