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앓고 있는 고령 환자에게 대사·비만 수술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7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미국대사비만외과학회(ASMBS2026) 연례 학술대회에서 미국 버지니아대 헬스(UVA 헬스) 토머스 H. 신 박사팀은 고령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과 약물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베이스 ‘코스모스(Cosmos)’를 활용해 20만 명 이상의 고령 환자 자료를 추적했다. 이 중 위소매절제술이나 위우회술을 받은 수술 환자 2843명과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등 GLP-1 작용제를 처방받은 환자 10만 4437명을 정밀 비교했다.
5년간의 추적 결과,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 위험은 11.5%로 나타났다. 이는 약물 치료군(13.6%) 대비 약 16% 낮은 수치다.
특히 수술 그룹은 약물군에 비해 중증 신장질환 발생 위험이 25% 이상 낮았으며, 당뇨병 환자의 실명 원인 1위인 당뇨병성 망막병증 발생 위험은 무려 35%나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핵심 원인으로는 ‘체중 감소 폭의 차이’가 꼽힌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첫해 평균 17.3%의 체중 감량에 성공한 반면, GLP-1 약물 투여군은 4.2% 감량에 그쳤다. 다만 혈당 조절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 수치 개선은 두 그룹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수술이 단순한 혈당 강하 효과를 넘어, 급격한 체중 감량을 통해 신체 전반의 대사 기능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하고 장기적인 보호 효과를 제공함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 성인의 약 90%가 심장대사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고, 3분의 1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위우회술 등 효과가 검증된 비만 수술을 받는 비율은 대상자의 1% 미만에 불과하다.
연구를 주도한 신 박사는 “GLP-1 작용제가 치료 환경을 혁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대사·비만 수술이 중대 합병증에 대해 더 강력한 보호막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술 대상에서 제외하는 관행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대사비만외과학회 리처드 M. 피터슨 회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 수술이 단순한 미용이나 체중 감량을 넘어 만성질환의 진행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치료법’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정진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