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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창] 제9회 지방선거의 명암: 지방자치의 회복을 위하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날이다. 선거의 결과는 개표가 끝난 후에야 드러나겠지만, 선거과정을 통해 나타난 징후를 보고 지방자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무투표 당선자'의 급격한 증가이다. 경쟁 없이 투표를 거치지 않고 후보자가 곧바로 당선되는 현상은 지방정치에 대한 ‘경고’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16일 전국의 무투표 선거구는 무려 307곳에 달하는 바, 등록 후보자 513명 가운데 무려 504명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을 것이 예상된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이다. 제2회 지방선거(1998년)의 738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직전 제8회 지방선거(2022년)의 490명 보다 더 많아졌다고 하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과거의 무투표 당선은 주로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압도적인 영남이나 호남 등 영호남 지역에 국한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까지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우려를 낳는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거대 양당이 기초의원 선출 정수만큼만 후보를 공천하여 경쟁 없이 의석을 나누어 갖는다는 점이다. 이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공천이 곧 후보의 당선으로 직결된다. 주민들의 참정권은 무력화되고, 지방정치는 중앙정당의 철저한 영향력 아래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선진 외국의 지방선거 제도는 우리와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주와 카운티 단위의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를 선출하므로 중앙당의 공천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다. 독일과 영국 역시 지역 당원총회나 지방당 조직이 후보 선출을 하고, 프랑스는 정당 배경보다 후보자의 역량과 지역사회 활동을 기준으로 하여 공천이 이루어진다. 일본 또한 지방조직이 후보를 발굴하고 추천하면 중앙당이 이를 승인한다. 즉, 철저하게 '지역 중심'의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 공직선거법(제47조)상 정당이 후보 추천권을 갖도록 함으로써 중앙당이 후보 선출을 좌우한다. 이러한 중앙집권적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지방정치의 중앙 예속화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지방자치의 실질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정당공천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중앙정당의 후보 추천권을 제한하고,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과감히 확대하여 지방에서의 양당제의 지배를 개선하고, 다양한 대안세력이 지방정치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시민사회 일각에서 주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실천은 고무적이다. 대표적으로 개헌행동이 추진하는 ‘주민주권 실천 정책협약’은 후보자들과 직접 정책을 조율하며 주민 참여의 통로를 넓히고 있다. 마을의 주권이 주민에게 있음을 천명하고 읍·면·동의 자치권 회복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접경지역 시민(주민)단체들이 추진하는 ‘접경지역 평화지대화 정책협약’ 역시 접경지역에서 주민에 의한 남북의 평화와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방자치는 주민 스스로가 삶의 터전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이다. 무투표 당선을 배태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회복하고, 주민주권 자치가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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