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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그날이었다면"…중학생들의 솔직한 민주화 상상

민주주의의 흔적 따라 90분…중학생들의 특별한 탐방

 

"1987년에 대학생이었다면 두려움 때문에 시위의 선두에 서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민주주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했을 것 같아요."

 

성남 영성중학교 3학년 강현준(15) 군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찾아 민주화운동 당시를 가정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강 군과 같은 학교 2학년 김수현(14) 군 등 학생 14명은 이날 민주주의 역사 현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방문했다.

 

학교 역사동아리 '피스메이커스' 소속인 이들은 교과서와 영상으로만 접했던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해 개관한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이 조사를 받았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보존·재구성한 공간이다.

 

학생들은 '추적 90분,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자가 된 것처럼 전시 공간을 둘러보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탐구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당했던 조사실이었다. 당시 모습을 최대한 원형대로 복원한 조사실을 둘러본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느꼈다.

 

김수현 군은 "박종철 열사 사건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현장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비극적이고 가슴 아팠다"며 "민주주의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뿐 아니라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6월 민주항쟁 등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도 함께 살펴봤다. 1시간 40분가량 이어진 체험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강현준 군은 "민주화를 향한 당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교과서로 배우는 것과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속한 역사동아리 피스메이커스는 평소에도 다양한 역사 체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4·3 추념일에는 4.3㎞ 달리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역사적 의미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안전 문제와 예산 부족 등으로 역사 현장 체험 교육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이종관 영성중 교사는 "학생들이 역사를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현장 체험이 꼭 필요하다"며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 학생들이 다양한 역사 현장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역사 체험 교육 확대를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역사교육 공간을 발굴하고 안전요원 인건비 지원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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