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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제라더니 사실상 사납금"…인천 택시업계 갈등 재점화

노동계, 사실상 사납금제 지속
업계, 완전월급제 현실적 어려움
전문가, 소득 안정·경영 균형 필요

 

정부가 택시기사의 안정적인 임금 보장을 위해 전액관리제(월급제) 도입을 추진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인천 법인택시 업계에서는 여전히 ‘변형된 사납금제’가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벌어들인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입금하면 회사가 이를 관리해 정해진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과거 사납금제처럼 기사가 일정 수입을 채워야 하는 부담을 없애고 안정적인 월급 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인천지역 택시노동계는 일부 법인택시 회사가 기사들에게 월 350만~450만 원 수준의 ‘기준 운송수입금’을 설정해 사실상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 명칭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노동자와 사업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 택시노동계에 따르면 일부 법인택시 회사에서는 기사들이 기준 운송수입금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임금이 감소하거나 부족분에 대한 ‘가불장’ 작성을 요구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인택시 기사는 “급여명세서상으로는 월급이 지급된 것으로 표시되지만 기준 운송수입금을 채우지 못하면 각종 수당이 줄어 실제 수령액은 크게 감소한다”며 “제도 명칭만 바뀌었을 뿐 체감상 과거 사납금제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액관리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채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며 “기준액을 맞추기 위해 장시간 운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낮게 설정해 기본급 규모를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실적수당으로 채우는 방식이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사들은 세후 급여명세서상 수백만 원의 급여가 기재돼 있더라도 회사에 납부해야 할 ‘미달금’이 공제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100만 원 초반대 또는 그 이하인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택시업계는 현실적인 경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배달·택배업계로의 인력 이동과 운수종사자 감소, 가동률 하락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완전한 월급제 시행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법인택시 완전월급제는 당초 2024년 8월 전국 시행 예정이었지만 국회가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면서 2026년으로 미뤄졌다. 업계의 경영 부담과 현장 혼란 등이 유예 배경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일 단위 또는 월 단위 기준 운송수입금을 설정한 뒤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노사가 체결한 임금협정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위법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단순한 제도 존폐를 넘어 노동자의 소득 안정성과 사업자의 경영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에 있다고 진단한다. 운송수입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임금 모델을 시범 운영하는 등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행정기관이 위반 여부를 감독하려 해도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정’이라는 형식적 틀을 무시하기 어렵고, 지자체별 단속 강도 차이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 택시운송과 관계자는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매년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다만 임금체계는 노사 간 협약과 근로계약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성은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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