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8 (화)

  • 맑음동두천 23.7℃
  • 맑음강릉 23.3℃
  • 박무서울 24.2℃
  • 맑음대전 24.5℃
  • 맑음대구 24.2℃
  • 구름많음울산 24.4℃
  • 맑음광주 24.9℃
  • 부산 24.6℃
  • 맑음고창 24.4℃
  • 맑음제주 25.9℃
  • 맑음강화 22.5℃
  • 맑음보은 23.0℃
  • 맑음금산 22.6℃
  • 구름많음강진군 24.3℃
  • 맑음경주시 23.4℃
  • 흐림거제 24.7℃
기상청 제공

[이 사람] "좋은 소는 기다림이 아니라 사육기술이 만든다"… 여주 한우의 미래를 키우는 지웅길 대표

경기도전문농업경영인 선정… 첨단 번식기술과 조사료 혁신으로 축산 경쟁력 견인
연간 조사료 2500여 톤 생산, 사료비 절감 앞장… 지역 농가와 사육기술 공유도 함께
"혼자 잘되는 축산은 없다"… 현장 연구와 실천으로 여주 한우 고품질화 앞장

 

"송아지는 생후 초기 몇 시간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한우 사육장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소들이 여유롭게 되새김질을 하는 사이, 축사 한편에서는 갓 태어난 송아지를 살피는 손길이 분주했다. 지웅길 대표는 먼저 송아지의 상태를 확인한 뒤 초유를 먹이는 시간을 꼼꼼히 체크했다.

 

그의 말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었다. 수십 년간 축산 현장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최신 축산기술이 결합된 '축산전문 경영인'의 철학이었다.

 

여주시 흥천면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지웅길 대표는 최근 '2026년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됐다. 분야별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 기술 혁신, 지역사회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단순히 소를 많이 키우는 농가가 아니라 미래 농업을 이끌어 갈 선도 농업인에게 주어지는 명예인 셈이다.

 

축사를 둘러보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지 대표의 말 속에 '기술'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는 "예전에는 좋은 송아지가 태어나길 기다렸다. 이제는 좋은 유전자를 만들어 가는 시대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한우 개량이다. 시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소생체난자 흡입기술(OPU)을 현장에 도입하면서 기존 체외수정란 생산 방식보다 우수한 유전형질을 가진 암소에서 직접 난자를 채취해 수정란을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

 

덕분에 우량 암소를 훨씬 빠른 시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여주 한우의 품질 경쟁력도 한 단계 높아졌다. 하지만 지 대표는 좋은 소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생산비 절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논 타작물 재배사업과 연계해 매년 약 2500톤의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흥천면 하천 유휴부지에서 수확한 들풀 약 980톤까지 고품위 섬유질 사료로 활용하며 사료비 부담을 크게 낮췄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비가 축산농가 최대 고민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그의 자급형 조사료 조달 형태는 지역 축산농가들의 큰 관심을 사고 있다.

 

지 대표는 인접 농가와 기술 공유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초유은행 시스템 구축에도 참여했다. 초유를 충분히 먹지 못한 송아지는 폐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 대표는 초유은행 성공 사례를 인근 농가들과 공유하며 송아지 면역력 향상 효과를 직접 확인해줬다. 또한 이를 지역 다른 축산농가에 전파하는 데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농업은 혼자 잘해서 되는 산업이 아니다"며 "좋은 기술은 이웃 농가와 함께 나눌 때 지역 축산 전체가 경쟁력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가 왜 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됐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은영 시 기술기획과 팀장도 "지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농장에 적용해 성과를 검증한 뒤 주변 농가에 확산시키는 선도 농업인"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첨단 번식기술과 조사료 자급, 초유은행 운영, 기술 공유까지 그가 쌓아온 수많은 작은 혁신들이 결국 '경기도 전문농업경영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

 

지 대표는 "한우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량 개체 생산과 생산비 절감, 그리고 농가 간 기술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연구와 실천을 멈추지 않고 지역 축산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양축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황의성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