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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천’ 이대로 방치할 건가?

문화재와 조화를 이루는 하천이자 정서공간 섬세관리 필요

  • 등록 2026.07.08 06:00:00
  • 15면

수원천은 수원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도심하천이다. 광교산에서 발원해 연무동-수원화성-세류동을 지나 황구지천과 합류해 서해로 흘러간다. 수원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북수문(화홍문)으로 들어와 화성 중심부를 흐르다가 남수문으로 빠져나가면서 수원화성과 어우러지는 경관을 선사한다. 시민들과 최근 급증하는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수원시 당국의 관리 소홀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니 안타깝다.(관련기사: 경기신문 6월 30일자 4면, ‘악취·수질로 몸살 앓는 수원천 제구실 못해’) 보도에 따르면 악취와 편의시설 부족, 보행 안전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교동에 사는 한 주민은 “한 뼘 정도 되는 얕은 수심인데도 물이 정체되는 구간이나 배수시설 주변에서는 물비린내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가 온 뒤에는 악취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주민의 지적처럼 하천은 물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수질이 좋지 않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산책하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매교역 일대 등 인근 지역의 대규모 재개발로 유입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수원천 주변 생활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 변화에 맞춰 정비했다면 하천 오염이나 시설 부족 문제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한 주민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물론 “도심 하천 특성상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수원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의 편의시설과 보행공간을 설치하기엔 물적 공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문제인 수질을 개선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우선 바닥에 쌓인 퇴적물부터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 장마철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수원천은 1970년대 초 급속한 인구증가와 관리소홀로 물고기가 살지 않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다. 악취가 진동하고 해충이 우글거리는 도심의 흉물이었다. 그래서 복개가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문화원장이었던 심재덕을 중심으로 수원천 복개반대운동이 벌어졌다. 그가 1995년 6월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초대 민선 수원시장으로 당선되자 진행 중이었던 복개공사는 중지됐고 복개 찬반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심 시장의 지극한 관심 속에서 수원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살아났다. 물고기들이 돌아왔고 각종 야생화가 핀 하천에서는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수원천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수원천변에 사는 한 시민은 심재덕 시장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수원천을 정비하신 일은 참으로 잘하신 일입니다. 화홍문 아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멱을 감는 모습을 보면 내가 사는 이 수원이 더없이 자랑스러워집니다...수원천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정겹기도 합니다. 아침이면 아이들이 이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저녁에는 어른과 아이가 물과 어울리는 모습은 정서에 메마른 도시민들에겐 신선한 청량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원천이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면서 천변에서는 각종 축제가 줄을 이었다. 겨울엔 썰매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천이 살아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수원천 복개 반대운동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미 자연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린 수원천을 복개해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운 복개 찬성론자들의 기세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이런 내력을 지닌 수원천이기에 제대로 관리돼야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런데 심 시장 임기가 끝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어찌된 된 일인지 수원천 관리는 눈에 띄게 소홀해졌다. 수원천은 문화재와 조화를 이루는 하천이다. 수원팔경 중 ‘화홍관창’(華虹觀漲)과 ‘남제장류’(南堤長柳)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정도다. 수원천,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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