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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完의 지방의회] (下)국정과제 오른 지방의회법…독립성과 책임성 사이, 마지막 문턱 넘을까

이재명 정부 123개 국정과제 포함…수년째 멈췄던 입법 논의 재가동
경기도의회 전국 연대 행보 본격화…“권한 확대만으로는 주민 공감 얻기 어려워”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123개 국정과제에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치분권 역량 제고-지방의회법 제정’을 포함하면서 지방의회법 논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지방의회법이 처음으로 국정 운영의 공식 과제로 제시되면서, 지방의회 안팎에서는 제도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인사권 독립은 이뤄졌지만,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집행기관에 남아 있는 만큼 ‘반쪽 독립’을 넘어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의결기관 넘어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

 

지방의회가 가장 기대하는 변화는 ‘완전한 독립’이다.

 

지방의회법이 제정되면 의회 조직과 인사 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정책지원 인력 확보와 전문성 강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의결기관을 넘어 정책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 주요 국가들은 지방의회의 정책 역량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은 의장이 의회사무국 직원을 임명하고, 의회가 조례를 통해 조직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전문가 조사 제도와 의회도서관 설치 등을 법률에 규정해 정책 기능을 지원한다.

 

독일은 지방의회가 예산에 대한 최종 의결권을 갖고 있으며, 영국은 집행부 결정에 대한 사전·사후 검토권을 통해 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방행정 체계와 권한 구조가 국가마다 다른 만큼 해외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권한 확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과제

 

지방의회법 제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권한 확대에 따라 조직과 인력이 늘어나면 예산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가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 비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균형을 이루고, 지역의 의견을 중앙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지방의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점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조광명 정치평론가는 “정당 공천 구조 속에서 지방의회의 민주성과 대표성이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며 “더 큰 권한이 부여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혁성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주민들이 지방의회의 역할을 체감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지방의회 존재 자체를 둘러싼 논의가 반복될 수 있다”며 “권한 확대와 함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방자치법과의 관계 정립도 핵심 쟁점

 

법체계 정비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지방의회 관련 규정은 대부분 지방자치법에 포함돼 있다. 별도의 지방의회법을 제정할 경우 지방자치법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유훈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입법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법인 지방자치법의 체계를 유지하면서 보완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지원관 제도와 조직 운영 기준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국회의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경기도의회, 전국 연대의 시험대에 서다

 

제12대 경기도의회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전국 연대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남종섭(민주·용인3) 의장은 지난 15일부터 전국 시·도의회를 순회하며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섰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입법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의미다.

 

지방의회법은 단순히 의회의 권한을 늘리는 법이 아니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견제와 균형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결국 법 제정의 성패는 △권한 확대와 책임성의 균형 △지방자치법과의 관계 정립 △주민 공감대 형성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문은정 수원경실련 사무국장은 “국정과제 채택으로 논의의 문은 다시 열렸다. 이제 남은 것은 ‘독립적인 지방의회’가 아니라 ‘주민이 신뢰하는 지방의회’를 만들 수 있느냐다”면서 “경기도의회를 비롯한 전국 지방의회가 임기 내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주민 체감형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지방의회법 논의의 마지막 시험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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