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생 김민솔은 2023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 소속인 그는 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회원이 된 뒤 2025시즌 드림투어에서 경험을 쌓았고, 정규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에는 전반기에만 3승을 수확하며 각종 랭킹 선두를 질주, 현재진행형인 자신의 기록을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약력)
‘골프 천재’의 프로 무대 출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KLPGA 정회원이 된 김민솔은 2025시즌 정규투어 출전권이 걸린 시드 순위전에서 83위에 머물러 드림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았던 ‘유망주’는 드림투어에서 실전 감각을 다졌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25년 8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했다.
지난 시즌 KLPGA 규정상 정규투어 대회 참가 비율 50%를 채우지 못한 김민솔은 올 시즌 ‘경력직 신인’으로 신인상에 도전하고 있다. 시즌 전반기에만 3승을 올린 그는 하원리조트 여자오픈까지 상금 9억 8452만 9428원을 쌓으며 랭킹 1위에 자리했다.
지난 15일 용인의 한 연습장에서 만난 김민솔은 짧은 휴식기에도 하반기 대회를 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골프와 한 몸처럼 살아온 그는 ‘2026년 대세’, ‘특급 유망주’라는 화려한 수식어도 시즌의 일부분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1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요. 그런 말을 들은 뒤로는 부담보다는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골프도 주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제 차분한 성격이 선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200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이러한 ‘차분함’에 있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신인상 포인트, 평균타수 등 여러 부문에서 선두에 오르고도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원래 기록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에요. 최대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최근 주변에서 많은 말씀을 해주시지만, 이제 막 상반기가 끝났고 하반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첫 우승의 기억이 깃든 대회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로 격상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비롯해 굵직한 메이저대회가 하반기에 몰려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한 시기다.
“작년에 첫 우승을 했던 대회여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메이저대회도 하반기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해요. 그렇다고 결과만 바라보기보다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2주간의 짧은 휴식기가 생겼지만 그의 일정표는 여전히 ‘연습’과 ‘골프’로 채워져 있었다. 화려한 성적 뒤에서 또래와는 다른 일상을 보내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밝게 웃었다.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현실이 감사합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힘들다는 마음보다 감사함이 더 커요.”
물론 좌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데뷔 초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하지 못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그는 그 시간을 실패가 아닌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시드를 받지 못했던 시기를 겪으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가 되고 나니 아마추어 때와 달리 연습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더라고요. 제한된 시간 안에서 효율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의 해소법으로는 ‘잠’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을 꼽았다.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의 태도와 닮은 답이었다. 한 번 시작한 일은 깊이 파고들지만, 지칠 때만큼은 골프를 잠시 내려놓는다. 여행을 떠나거나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렇다면 김민솔에게 골프는 어떤 의미일까.
“저는 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성적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시즌을 보내는 과정 자체를 많이 즐기는 편이에요.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주변의 조언을 들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이 계속되면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김민솔은 시즌 초반의 마음가짐을 떠올린다.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흔들림 없이 ‘내 할 일’을 해내겠다는 것이다.
김민솔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넬리 코다를 롤모델로 꼽았다. US여자오픈을 경험하며 코다의 경기 태도와 기술을 가까이서 살펴본 일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US여자오픈에 다녀오면서 넬리 코다 선수의 경기 태도 등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어요. 스윙이 단순해 보이지만 미스가 적고 폼도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던 코스에서 코다 선수가 어떻게 경기하는지 보니 또 다르게 다가왔어요.”
눈앞의 순위보다 성장의 과정에 집중하는 김민솔은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
“10년 후에도 꾸준히 성장해 온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더 노력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고, 그 과정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미스샷을 마주하고 깊은 러프에 발이 묶일 때도 있다. 그러나 김민솔은 한 번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오늘보다 더욱 빛날 내일의 ‘굿샷’을 향해 그는 다시 힘차게 스윙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