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경기도 곳곳에 새로운 공연장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공연장은 건립과 동시에 노후화가 시작되는 시설이기도 하다.
무대 기계와 조명, 음향, 영상, 방재설비 등 수많은 전문 장비가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공연장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안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신설 공연장이 늘어날수록 기존 공연장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4일 찾은 부천시민회관은 지역 문화기반시설의 현재를 보여주는 사례다.
1988년 개관한 부천시민회관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극과 무용, 시민 공연, 지역 예술단체 활동이 이어져 온 대표적인 생활문화 공간이다. 화려한 최신 공연장은 아니지만 지금도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접하는 기반시설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2023년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는 1445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이 찾는 수도권 대표 클래식 공연장으로 자리 잡았다.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부천 문화예술의 축을 이루고 있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부천시민회관은 시설 노후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시설 노후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재단 내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와 개선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후화는 공연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명 시스템은 최신 공연장과 비교해 구현 가능한 연출의 폭이 제한되고, 음향 설비 역시 공간 특성과 장비 성능의 한계로 인해 관객이 체감하는 공연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장비는 제조가 중단돼 부품 수급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연출보다 안전이다.
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장 장비는 전기와 기계설비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이라 노후화가 곧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객들은 체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공연장 개선은 지자체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경기도와 중앙정부,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 예산과 정책을 마련해야 가능하다. 이제는 공연장을 새로 짓는 것뿐 아니라 기존 공연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고민은 성남도 다르지 않다.
성남은 2005년 개관한 성남아트센터와 2021년 문을 연 성남아트리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오페라하우스(1808석), 콘서트홀(1102석), 앙상블시어터(378석)를 갖춘 대형 복합공연장으로 전국 단위 공연을 담당한다. 반면 성남아트리움은 옛 성남시민회관을 리모델링한 공연장으로 연극과 무용, 국악, 가족 공연 등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책임지고 있다.
두 공연장을 함께 운영하는 만큼 관리 부담도 적지 않다.
개관 20년이 넘은 성남아트센터는 현재 무대 기계와 조명, 음향, 영상, 전기설비 등 공연장 기반 시설 전반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공연장 설비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일부 장비만 교체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노후 장비 교체 과정에서도 시스템 간 호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에 성남문화재단은 오페라하우스 방화막과 콘서트홀·앙상블시어터 조명 디머 교체 등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단계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또 공연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정기검사와 정밀안전진단, 위험성 평가, 유지관리 이력 관리 등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 감사와 유지관리 용역, 시설 교체 등에 필요한 예산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공공 공연장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전문 설비가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시설 투자뿐 아니라 전문 기술 인력과 유지관리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노후 공연장 관리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신설 공연장과 기존 공연장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공존 관계다.
이제는 신설 공연장 건립만큼이나 기존 공연장을 어떻게 안전하게 유지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