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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아의 MZ세대 찍어 먹기] 재능, 노력, 그리고 ‘진짜 재능’

 

우리는 눈부신 성과를 거둔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재능’에 제일 먼저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남들보다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압도적인 열매를 맺는 감각, 타고난 신체 조건이나 뛰어난 지능은 본능적인 경외감과 부러움을 자아낸다. 또는 모든 에너지를 단기간에 쏟아붓는 극적인 ‘노력’에 열광하기도 한다. 극적인 몰입과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내는 서사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은 늘 압도적인 재능이거나 불꽃 같은 노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수많은 심리학과 행동과학 연구가 가리키는 실제 진실은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한다. 성격 심리학의 대표적 이론인 ‘Big 5 성격 5요인 모델’에서 개인의 학업 및 업무 성과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변수는 지능이나 외향성이 아닌 ‘성실성(Conscientiousness)’으로 밝혀졌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교수가 제안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개념인 ‘그릿(Grit)’ 역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결국 성실성의 한 단면으로 분석된다. 즉, 인간의 성과와 삶의 궤적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순간의 폭발적인 노력이나 타고난 지적·물리적 자산이 아닌, 오랫동안 축적되는 ‘성실함’과 ‘꾸준함’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고성능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라 할지라도 목적지를 향해 주행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전시용일 뿐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루함과 슬럼프를 견뎌내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아득한 시간이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진짜 재능’인 셈이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이 데뷔 2년 만에 이뤄낸 음원 순위 역주행과 흥행 돌풍은 이러한 ‘진짜 재능’이 가진 힘을 대중에게 다시금 상기시킨다. 거대한 자본과 기득권의 후광 없이도 매일 라이브 방송을 켜고 연습실을 지키며 포기하지 않고 견딘 시간은, 요행과 가짜가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보기 힘든 진정성의 증표가 되었다.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며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고민하던 사람들이 이들에게 깊게 감정이입하고 응원을 보내는 이유는 그들의 노래가 좋아서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쉬운 길과 빼어난 재능을 탐닉하지만, 역설적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는 매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꾸준함을 갈망하고 존경한다. 그 기저에는 ‘나도 성실하게 나의 삶을 가꾸고 싶다’라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타인의 성공을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증명한 희망을 자신의 일상에 적용해 볼 용기를 얻는다.

 

삶은 단판 승부로 끝나는 100미터 달리기보다는 마라톤에 가깝다. 당장 극적인 변화나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정직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한 걸음씩 내딛는, 답답하고 재미없는 반복이야말로 나의 삶을 역주행시킬 밑거름이 된다. 오늘 하루도 자신의 몫을 다해내는 모든 이들의 성실함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자신의 ‘진짜 재능’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역주행을 이루어낼 우리 모두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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