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며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했다. 단순한 세수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본예산에 4분기 민생예산이 대거 반영되지 않은 데다 지방채 발행 여력과 기금까지 사실상 소진되면서 재정 운용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도의회는 재정 위기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위기론’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 4분기 민생예산 빠진 본예산…필수사업 줄줄이 ‘공백’
경기도가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는 문제는 올해 본예산에 10~12월 집행해야 할 필수 민생사업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사업 1234억 원을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지원 584억 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291억 원, 산후조리비 지원 80억 원,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 34억 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지원 29억 원, 가족돌봄수당 14억 원,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10억 원 등이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추 지사는 이를 두고 “1년 예산 가운데 마지막 3개월 살림이 빠진 사실상 ‘9개월 예산’”이라고 진단했다.
◇ 지방채 한도 소진…기금도 일반회계 투입
재정 여건도 크게 악화됐다.
경기도는 지난해 지방채 9430억 원을 발행했다. 발행 한도인 9460억 원의 99.6%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기도가 지방채를 발행한 것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기금운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각종 기금 5588억 원을 통합계정을 통해 일반회계로 전용했고, 남북협력기금도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을 예탁해 현재 잔액은 44억 원에 불과하다.
추가 재원 마련 수단이 사실상 제한된 만큼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 취득세 3년 새 30% 감소…세입 구조도 '빨간불'
세입 감소도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30% 감소했다.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세수 전망도 크게 낮아졌다. LH가 직접 개발 방식을 선택하면서 취득세 수입 전망은 당초 6500억 원에서 2300억 원으로 줄었다.
복지 지출은 반대로 늘고 있다. 올해 도 예산은 42조 7000억 원이며, 복지예산 비중은 약 49%다.
경기도는 고령인구 증가 등으로 향후 복지예산 비율이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추 지사는 광역 인프라를 부담하는 도의 역할에 맞게 지방법인소득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 여야 모두 ‘재정 위기론’에는 우려…해법은 엇갈려
도의회는 재정 정상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 위기를 둘러싼 평가에는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정 위기를 반복적으로 공론화해 도민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한 것은 위기론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정상화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와의 협치를 통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7700억 원 감액 추경과 지출 구조조정은 결국 도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 지사의 재정 운용 방식을 비판했다.
경기도는 낭비성 예산과 업무경비를 전면 감축한 추경안을 마련해 오는 9월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나규항·장진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