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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죽어가는 교육을 위한 하나의 제안

 

얼마 전 드라마 '참교육'​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교육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추락한 교권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교육 현장의 소수 문제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되었을 뿐, 교실 전체의 변화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토론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교육은 과거와 비교해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역이나 학교마다 편차는 있지만 학교 안에서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 학생들의 비율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학교에서 시험 전날 자습 시간을 주었을 때 공부를 하는 학생은 이제 10명도 되지 않는다. 아예 학교에 올 때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학생들의 사물함에는 책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수준의 문제도 전혀 풀지 못하고, 조금 긴 문장이나 약간 수준 있는 단어를 사용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느 회사에서는 채용한 신입사원이 업무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사퇴했다고 한다. 점점 생각하기 싫어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교육부는 대책으로 3월에 기초학력 진단을 실시해 미달 학생을 관리하고, 학기 말에는 최소 성취 수준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 지도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우리 지역과 학교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많으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니 최소한으로 하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문제는 기초학력 진단을 학교 자체적으로 출제하고, 기초학력 미달 기준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학교와 지역은 실제보다 훨씬 축소된 인원만 보고된다.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 역시 최소 성취 수준 대상 학생이 나오면 교사가 별도로 교육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성적이 모두 나온 뒤에는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더불어 이 정도 수준의 학생들은 학습 의욕이 거의 없어 수업을 진행하려 해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사들은 최소성취수준 대상자가 아예 나오지 않도록 안배하기도 한다. 문제는 최소 성취 수준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아도 진급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점이다.

 

교권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처방은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교권 강화 정책은 미약하다. 또 학기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 역시 허점이 많다. 과거 1년 동안 배우는 교과서가 220쪽 정도였다면 한 학기 교과서는 110쪽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학기 교과서가 200쪽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한 학기 동안 배우려면 매우 빠듯하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교권을 추락시키는 가장 큰 문제는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 한 해 동안 1600개가 넘는 공문을 처리했다. 하루 14시간을 일하면서도 평균 8건 정도의 공문을 기안하고 처리하다 보니 수업 준비는 늘 뒷전이었다. 실제로 어떤 학교에서는 교사가 수업을 준비했더니 "선생님은 엄청 일이 없으신가 봐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학교의 행정업무가 많다. 많은 교사가 교사의 본업인 수업은 전체 업무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교사의 업무가 증가하는 데에는 교육청의 책임도 크다. 갈수록 교육청이 비대해지면서 새로운 일을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 학교에 내려오는 공문의 수가 2만 5000건을 넘어선 지도 오래다. 교육청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학교에는 새로운 공문이 내려오고, 그만큼 교사의 행정업무는 증가한다. 그럴수록 교사들은 학생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교육은 점점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교육을 살리기 위한 대안은 ‘학급당 학생 수를 대폭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교사의 권위가 강했을 때는 70명이 한 교실에 있어도 수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30명을 한꺼번에 교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교육청은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투입하기보다 그 예산을 모두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모둠활동을 위해 학급당 12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초등학교 수학이나 영어는 6명 정도의 학생을 두 명의 교사가 함께 지도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고등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교육에서 소외된 학생들이다. 분수 뺄셈도 못하는 고등학생에게 보충수업을 한다고 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문제는 모르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교육에서 소외되면서 학습 의욕 자체를 잃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확신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과 최저학력 향상을 위해 수많은 정책을 도입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악화됐다. 그렇다면 이제는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대신 단 하나,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과감하게 시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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