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은 어디까지 현대적일 수 있는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이 동시대 청년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다.
2026 산울림 고전극장의 첫 번째 작품인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이 오는 23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3년 만에 돌아온 산울림 고전극장의 개막작이자 리모델링을 마친 소극장 산울림의 재개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플레이위드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을 극단 플레이위드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020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과 2025년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절망에 빠진 햄릿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다락방에 홀로 머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울릴 수 없는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리고 수화기 너머로 두 달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버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햄릿은 복수를 결심한다.
원작의 줄거리를 따르면서도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햄릿을 네 명의 인물로 분열시켰다는 점이다. 무대 위 네 명의 햄릿은 의심과 분노, 두려움과 결단 등 한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나눠 보여준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네 명의 햄릿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원작 속 햄릿의 고뇌를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설정은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오늘날 청년들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흔들리는 햄릿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배우들의 에너지와 상상력으로 채워진다. 공연은 엔틱한 라디오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흔들의자와 오래된 전화기 등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소품들은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하며 관객을 햄릿의 기억 속 공간으로 이끈다.
배우들은 모두 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하지만 모자와 선글라스, 지팡이 등 간단한 소품만으로 다양한 인물을 표현한다. 최소한의 장치만으로도 풍성한 장면을 만들어 내는 소극장 연극의 매력이 돋보인디.
무거운 비극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극 중간에는 수건돌리기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방식으로 다음 배역을 정하는 장면이 등장해 객석에 웃음을 안긴다. 배우들이 놀이하듯 무대를 활용하는 모습은 작품 제목인 ‘플레이위드 햄릿’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음악 역시 작품의 중요한 요소다. 배우들이 직접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며 장면의 감정을 이끌고, 극 전반에 흐르는 배경음악은 긴장감을 높인다. 특히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서늘해지는 음향은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단순한 조명 역시 다양한 색채를 활용해 인물의 감정과 장면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플레이위드 햄릿’은 고전이 가진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유머와 음악,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해 새로운 햄릿을 완성한다. 수백 년 전 쓰인 작품이 오늘날 청년들의 고민과 불안을 비추는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