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수)

  • 맑음동두천 25.5℃
  • 맑음강릉 23.0℃
  • 맑음서울 26.8℃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2.6℃
  • 맑음광주 26.9℃
  • 맑음부산 24.7℃
  • 맑음고창 25.6℃
  • 맑음제주 26.2℃
  • 맑음강화 23.2℃
  • 맑음보은 24.5℃
  • 맑음금산 25.9℃
  • 맑음강진군 25.7℃
  • 맑음경주시 23.1℃
  • 맑음거제 23.7℃
기상청 제공

[현장에서] “소도 닭도 숨이 막혀요”…기록적 폭염에 '사투' 벌이는 여주 축산농가

안개분무·환기시설 총동원 축사 온도 낮추기 총력
고온 스트레스에 사료 섭취·증체량 감소 등
“이제 폭염은 일시적 재해 아닌 상시 위험”

 

8일 한낮의 열기가 축사 지붕을 달군 여주시 흥천면 한 축산농가 농장. 수은주는 벌써 40도를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 농장지기 김모(68) 어르신은 먼저 ‘소의 체온을 낮추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축사 천장에서는 대형 환풍기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고, 안개분무시설에서는 미세한 물방울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다. 소들은 그 아래에 머물며 한동안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축사 안으로 들어서자 분무된 물이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바깥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약간은 한기가 돌 정도로 금새 시원해진다.

 

그에게는 여름철 축사 관리는 단순히 물을 많이 뿌리고 선풍기를 돌리는 문제가 아니다.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소의 체열 발산을 방해하고 축사 바닥이 질어지는 등 사육환경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무량과 환기량을 함께 조절해야 하는 이유다.

 

김씨는 “100여 마리 넘는 소들이 더우면 움직임부터 줄고 사료 먹는 양도 눈에 띄게 떨어진다”며 “한우는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건강뿐 아니라 증체와 농가 소득에도 직접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가남읍 양계농장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500여마리 육계를 키우는 박모(65) 농가 상황은 더욱 긴박하다. 닭은 높은 온도에 취약해 계사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짧은 시간에도 대규모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는 환풍기와 냉방·환기시설을 수시로 확인하며 계사 온도를 살폈다. 여름철에는 사육밀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지만 출하를 앞둔 닭이 폐사하면 그동안 들어간 사료비와 관리비까지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와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어 노심초사했다.

 

박 농장지기는 “닭을 조금 여유 있게 키우고 환기와 온도 관리에 신경을 써도 폭염이 며칠씩 계속되면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잠깐 시설에 문제가 생겨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계속 계사를 살펴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폭염이 축산농가에 두려운 이유는 단순한 폐사에 그치지 않아서다. 한우는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증체가 늦어질 수 있다. 닭 역시 성장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전기료와 냉방·환기시설 가동비까지 겹치면 농가의 생산비 부담에 따른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차광시설 등 폭염 대응시설이 더 이상 선택적인 설비가 아니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장기간 이어질수록 기존 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농가들 설명이다. 사육 규모와 축사 구조가 농가마다 다른 만큼 단순히 장비를 보급하기보다 환기와 습도, 냉방효율까지 고려한 맞춤형 시설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고온 현상이 반복되면서 축산업의 생산 방식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과거엔 며칠간의 폭염을 견디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는 고온환경을 전제로 축사 설계와 사양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 경기신문 = 황의성 기자 ]

기자정보

황의성

이천 여주 담당기자

프로필 사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