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7 (수)

  • 맑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14.2℃
  • 맑음서울 13.9℃
  • 맑음대전 11.5℃
  • 맑음대구 12.3℃
  • 맑음울산 12.7℃
  • 맑음광주 13.9℃
  • 맑음부산 16.7℃
  • 맑음고창 10.2℃
  • 맑음제주 18.8℃
  • 맑음강화 13.1℃
  • 맑음보은 7.2℃
  • 맑음금산 7.9℃
  • 맑음강진군 10.8℃
  • 맑음경주시 8.6℃
  • 맑음거제 14.1℃
기상청 제공

[경기, 세계를 잇다] 경제는 ‘국가급’인데 권한은 지방정부…경기도 성장 가로막는 불균형

GRDP 651조 원·대한민국 경제 25.4% 차지…세계 30위권 경제 규모
교부세·조정교부금에 중앙집중 인허가까지…“체급 걸맞은 재정·행정분권 필요”

 

경기도의 경제 체급은 이미 하나의 국가와 견줄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651조 원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은 국가 수출 경쟁력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국가급’으로 커진 것과 달리 이를 뒷받침할 행정·재정 권한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틀에 묶여 있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핵심 인프라 인허가 권한과 경기도의 대규모 행정·재정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재정 배분 구조가 오히려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대한민국 경제 4분의 1이 경기도…GRDP 651조 원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경기도 GRDP는 651조 4170억 원으로 대한민국 전체 GRDP 2561조 원의 약 25.4%를 차지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서울 575조 350억 원을 비롯해 부산 121조 원, 충남 150조 원, 경남 151조 원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특히 도 경제의 힘은 제조업에서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거점을 품은 도내 제조업 GRDP는 238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인구와 산업 규모 역시 하나의 광역지자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6년 7월 기준 경기도 인구는 1376만 8157명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에 따르면 2024년 도내 사업장은 160만 4724개, 종사자는 625만 8033명으로 전국 사업장의 약 24~25%가 경기도에 몰려 있다.

 

1인당 GRDP는 4699만 원이다. 2025년 기준 하루 평균 수출 4억 9000만 달러, 수입 4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무역 구조도 갖췄다.

 

대한민국 인구와 기업, 일자리와 생산이 경기도에 집중되면서 도의 경제가 곧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된 셈이다.

 

 

◇ 세계 30위권 ‘국가급 경제권’…세계시장으로 영토 넓혀

 

도의 경제 규모를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그 체급은 더욱 분명해진다.

 

도 GRDP 651조 4170억 원을 달러로 환산하면 약 4588억 4130만 달러다.

 

이는 2022년 한국은행 기준 세계 30위 노르웨이 4344억 달러와 33위 필리핀 4077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체코 2201억 달러, 뉴질랜드 2183억 달러, 헝가리 1585억 달러 등과 비교하면 2배 안팎에 이른다.

 

도 경제의 활동 무대도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도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을 통해 미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21개국 28곳에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구축하고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일반 수출은 최대 500만 원, 중동 지역은 최대 700만 원까지 지원한다. 2025년 ‘무역위기 대응 패키지’를 통해서는 당초 목표 900개 사의 149%인 1343개 사를 지원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와 해외 바이어 1대 1 매칭, 투자유치 IR 등도 도 기업과 세계시장을 잇는 통로다.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중소기업까지 도 경제의 외연은 이미 국경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

 

◇ 경제 체급 못 따라가는 권한…재정부터 인허가까지 ‘중앙 의존’

 

문제는 도의 행정·재정 권한이 이 같은 경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복지사업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늘면서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은 줄고 있지만, 대규모 인구와 행정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보통교부세 산식으로 도는 사실상 불교부 구조에 놓여 있다.

 

시군 조정교부금 부담도 크다.

 

도에 따르면 2024년 도의 시군 조정교부금 부담률은 37.0%로 다른 도 평균 24.8%보다 12.2%포인트 높다. 최근 10년간 35% 상한을 초과한 금액만 2조 9661억 원에 달한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행정권한도 상당 부분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과 GTX를 비롯한 대규모 교통 인프라는 도의 경제와 도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핵심적인 인허가와 정책 결정 권한은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적용되는 각종 규제도 경기지역의 산업·도시 성장과 충돌한다.

 

경제활동과 행정수요는 경기도에 집중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과 권한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다.

 

민선9기 도 재정혁신 TF가 교부세 산식 개정과 조정교부금 35% 총량상한제 도입 등 10대 과제를 담은 재정분권 로드맵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의 경제 규모는 이미 ‘한 지방정부가 얼마나 성장했느냐’의 문제를 넘어섰다. 대한민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그 여파는 국가 경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급 경제권에 걸맞은 재정 자율성과 행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도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분권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 자지분권 모델 도입 시급…국가 전략 차원의 과제

 

전문가들은 도의 특수성 및 체급에 걸맞은 ‘맞춤형 자치분권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장욱 경기연구원 자치혁신연구실장은 "경기도는 이미 인구와 GRDP 면에서 국가 수준을 넘어섰지만, 제도적 권한은 수십 년 전 설정된 지방자치단체의 틀에 갇혀 있다"며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이나 광역교통망 확충 등 국가적 핵심 과제가 도 안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인허가와 재정 배분 권한이 중앙에 묶여 있어 적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보통교부세 산식이나 시·군 조정교부금 구조는 급증하는 광역 행정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며 "도에 실질적인 재정 자율성과 특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특정 지자체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성장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가 전략 차원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김해일 수습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