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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 오디세이와 제우스의 법

 

영화 ‘오디세이’가 장안의 화제이다. 3000년 전 호메로스라는 그리스의 음유시인이 썼다는 오디세이는 전쟁이 끝나고 귀향길에 올라 온갖 고생을 극복하고 집에 돌아오는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이야기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세계적인 감독이 재해석한 영화 ‘오디세이’는 재미와 볼거리 그리고 생각거리까지를 모두 주는 명작으로 평가되고 전 세계에서 흥행하고 있는 중이다.

 

서구문명의 근원이라고까지 평가되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유명한 트로이 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일리아드’는 10년째 반복되고 있는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아킬레우스의 영웅적 이야기라면, 다음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오디세이’는 트로이목마 전략을 통해 트로이 성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오디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카섬으로 돌아가는 10년의 고행길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감독에 의해 재해석된 오디세우스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원전에서의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의 목마 전략을 세운 지략가이자 약간은 야비한 인간이지만 놀란 감독의 오디세우스는 매우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고뇌를 거듭하는 인간이다. 그는 10년 동안 그리스 연합군의 공격을 버틴 트로이 왕국이 붕괴되는 와중에 희생되는 트로이 사람들과 귀향길에 쓰러지는 부하들의 모습에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그의 고통은 그대로 관객에게 전이되어 영화를 빛나게 한다.

 

영화에서는 ‘제우스의 법’이라는 말이 반복된다. 그리스어로 크세니아(Xenia)의 윤리로 불리는 이 말은 낯선 손님을 환대하라는 법칙을 말한다. 오디세우스는 그 법을 악용해 트로이 사람들에게 두고 간 그리스군의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이게 했고 목마 속의 병사들이 성문을 여는 것으로 전쟁은 종결된다. 그리스 군의 승리는 오디세우스의 고뇌의 출발이다. 10년간 고난의 귀향길은 전적으로 제우스의 법을 악용한 자신의 잘못에서 기인한다고 믿는 오디세우스는 고통을 감수하고 번민을 거듭한다. 제우스의 법은 성경에도 ‘사마리아인 이야기’로 이어진다. 강도를 만나 죽음 직전에 처한 유대인을 모두가 외면할 때 당시 유대인과 반목 중인 사마리아인이 그를 구해 여관비와 치료비까지를 주고 떠났다는 루가복음의 이야기는 지금도 ‘착한 사마리아인법’으로 많은 국가들이 위험에 처한 자를 도와주는 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제우스의 법을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은 나의 이웃은 누구인가이다. 가까이는 이웃과 친척, 친구, 직장 상사와 동료, 선후배들에게 나는 얼마나 후하게 대하고 있는가. 국가적으로는 전쟁의 화마와 자연재해에 직접적인 피해자들과 특히 요구할 힘조차 없는 어린 아이들... 어쩌면 나 이외의 모두가 타인이고 그들을 기꺼이 환대의 식탁에 초대하라는 것이 제우스의 법이 아닌가.

 

불현듯 가장 가깝지만 어느덧 혐오의 대상이 된 듯한 북한이 떠오른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기대와는 달리 북쪽은 더욱 철옹성으로 문을 굳게 닫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한민족의 당위성을 떠나 섬 아닌 섬으로 살고 있는 우리는 이대로가 좋은가. 북조선이라는 국호를 두고도 설왕설래하는 현실이 아프다. 여전히 그들에 따듯한 시선을 가져야 할 것은 우리가 아닐까. 우리 옛말에도 지나가는 과객을 후하게 대해주라 했고 동학의 가르침에도 이웃이 오거든 하늘님이 오셨다고 하랬는데 하물며 그들을 과객만도 못하다고 보는 것은 아닌지. 매몰차게 거절해도 함께하자고 하라는 것이 오디세이의 제우스의 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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