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81% ‘교황선거식’ 의장단 선출…‘후보등록제·정견발표’ 의무화 필요 목소리

후보등록제 시행 도내 6곳뿐
후보 내정 가능성, 알 권리 제한 지적
적극 검토로 임의규정 아닌 의무화해야

 

경기지역 지방의회 10곳 중 8곳이 공식 후보등록 절차 없이 의장단을 선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후보등록제 도입 확대와 정견발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후보자의 출마 이유와 의회 운영 방향을 공개하는 정견발표를 실제 시행한 의회도 32곳 중 3곳에 그쳐 의장단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일 경기신문이 나라살림연구소가 낸 2026년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식 전수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의회와 도내 31개 시·군의회 등 32곳 가운데 26곳(81%)이 이른바 ‘교황선거식’으로 의장단을 선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 중 교황선거식으로 의장단을 선출하는 곳은 143곳(59%)이다. 경기지역은 이보다 22%p 높다.

 

교황선거식은 별도의 후보등록 없이 모든 의원을 후보로 두고 무기명 투표하는 방식이다. 공식 출마자가 드러나지 않아 주민이 후보자의 자질과 의회 운영 구상을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도내에서 후보등록제를 시행한 곳은 도의회와 수원·안양·오산·파주·화성시의회 등 6곳(19%)뿐이다. 나머지 성남·용인·고양시의회 등 26곳은 후보등록 절차를 두지 않았다.

 

후보등록제를 시행하지 않은 용인시의회 관계자는 “별도의 후보 등록 규정이 없어 회의 규칙에 따라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며 “별도로 규정해 강제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선출 방식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어 “의장단 선출은 주민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가 아닌 의원들 간의 선출 절차이기에 후보 등록이나 사전 공개를 주민의 알 권리와 직접 연계해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견발표의 실효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정견발표 시행률은 9%로 전국 평균 31%보다 22%p 낮았다. 관련 규정을 마련한 경기지역 의회는 11곳이지만 올해 의장단 선거에서 실제 정견발표를 진행한 곳은 수원·안양·오산시의회 등 3곳뿐이었다.

 

후보등록제와 정견발표를 모두 시행한 수원시의회는 올해 의장단 선거에 의장 1명, 부의장 1명이 후보로 등록해 향후 2년간 의회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수원시의회 관계자는 “정견발표 내용은 공식적인 공약을 남는 만큼 당선 이후에도 정치적 책임을 묻는 장치가 된다”며 “후보등록제는 출마 후보군을 투명하게 공개해 원 구성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성숙한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마땅한 정도”라며 “당당한 정책 경쟁과 투명한 자질 검증을 거치는 것이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도의회는 2024년 의장단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후보등록제와 정견발표 규정을 도입했다. 다만 현행 회의규칙은 후보자가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협의에 따라 정견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한 임의규정이다. 올해 의장단 선거에서는 정견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광명 시사평론가는 “선거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문제의식을 갖고 규정을 도입했음에도 실행률이 저조한 것은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며 “이후 소통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라살림연구소 관계자는 “경기지역은 새로운 의장단 선출 방식에 대한 지방의회 자체의 검토와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후반기 원 구성부터 후보등록제를 적극 검토하고 정견발표도 임의규정이 아닌 의무규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김해일 수습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