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5년 연속 증가한 가운데, 피해가 초등학생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해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학교폭력 가운데 언어폭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언어순화 프로그램 등 집중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언어폭력을 예방하는 일은 학교의 역할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역사회와 학부모 등이 힘을 합쳐 아이들의 험구(險口) 습성을 순화시킬 묘책을 찾아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약 11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2.7%로, 전년 2.4%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조사는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진행됐으며, 참여율은 79.1%였다.
피해 응답률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수업이 재개된 2022년 1.5%에서 2023년 1.9%, 2024년 2.0%, 2025년 2.4%에 이어 올해도 증가했다. 낮은 학교급일수록 피해 응답률이 높았다. 초등학생은 5.6%로 중학생 2.2%의 두 배를 웃돌았고, 고등학생은 0.8%였다.
피해 형태별로는 언어폭력이 37.9%로 가장 많았다. 다수의 어린이가 일상적으로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어서 끔찍한 현실을 대변한다. 집단 따돌림이 17.3%, 신체 폭력이 15.7%, 사이버폭력이 7.4%로 뒤를 이었다. 금품 갈취는 5.9%, 스토킹 5.2%, 성폭력 5.0%로 나타나 범죄적 행위도 근절되지 않았다.
폭력이 발생한 장소는 학교 안이 68.0%로 교내 폭력이 압도적이었다. 구체적으로 교실 27.9%, 복도·계단 16.7%, 운동장·체육관 8.7% 등이었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주로 발생했다. 학교 밖 피해 응답은 29.7%였다.
다른 학생을 괴롭힌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0.7%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감소했고, 보거나 들었다는 목격 응답률은 6.1%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소수의 아이가 언어폭력을 일삼는 것으로 분석할 여지가 있다. 가해 이유로는 ‘장난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가 30.5%로 가장 많아 언어폭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을 보여줬다. 이어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가 20.9%, ‘상대방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12.8% 순이었다.
학교폭력의 폐해는 피해 학생에게 자존감 저하, 우울, 트라우마 등 장기적인 심리적 상처를 남기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더욱이 학교가 위협 공간이 되면서 학습권과 일상이 무너지고, 관계 단절로 고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가해 학생 또한 처벌·선도 조치 및 생활기록부 기재 등 불이익이 수반되고, 범죄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평생 그릇된 성정(性情)을 품고 살아가게 되는 등 치명적인 후유증이 초래될 개연성이 높다. 과도한 폭로·비난의 확산과 사회적 낙인은 학교 공동체의 신뢰와 관계를 훼손하고 새로운 갈등을 재점화시키면서 피해자 보호와 선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학교 차원의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역할극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공감과 대처 역량을 키우는 등의 대책을 강조한다. 중대한 폭력에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자칫 처벌에만 의존할 때는 부작용만 양산할 수도 있다. 징벌을 넘어 화해와 관계 회복을 강화하는 것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안에서 막말과 쌍소리 등 언어폭력이 성행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언어순화 프로그램에 동참해야 한다. 오늘은 단순히 ‘험한 말버릇’일 따름이지만, 내일은 어떤 포악한 언행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불화 속에 방치된 아이들을 이대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