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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국가대표를 만나다] 0.001초를 줄이는 싸움…성한아름, 첫 아시안게임을 향해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한 클라이밍, 국가대표의 꿈을 현실로
단 한 번의 레이스에 모든 것을, 스타트부터 마지막 터치까지 준비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경기에서 출발 신호가 울리면 생각할 틈은 많지 않다. 짧은 레이스 안에서 0.001초가 순위를 바꾸고, 단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가른다.

 

그 찰나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성한아름은 오늘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스타트 자세를 다듬고, 구간마다 움직임을 점검하고, 마지막 터치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재미로 시작했던 클라이밍은 어느덧 국가대표의 길로 이어졌다. 중부경남클라이밍 소속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국가대표인 성한아름은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앞두고 있다. 그의 시선은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 메달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한다.

 

◇ 재미로 시작한 벽 오르기, 4개월 만에 선수의 길로

성한아름이 처음 클라이밍을 접한 것은 평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성한아름은 “벽을 오르는 순간의 역동적인 매력에 단숨에 빠졌다. 그때는 그냥 재미있어서 시작한 운동이었고, 제가 선수 생활까지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선수의 길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코치로부터 선수 생활을 권유받았고, 성한아름은 큰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그때의 선택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이 참 신기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0.001초를 줄이는 싸움

성한아름의 주 종목인 스피드는 이름 그대로 속도를 겨루는 경기다.

 

그는 “스피드는 정말 작은 차이나 사소한 실수 하나가 순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종목이다. 저마다 다른 선수들이 같은 코스 안에서 자신만의 레이스를 만들어가는 걸 보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성한아름이 스피드에서 느끼는 매력도 결국 그 찰나의 차이에 있다.

 

그는 “저 역시 제 동작을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다듬어가면서 0.001초라는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순간에 가장 큰 재미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경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디에 주목하면 좋을까. 성한아름은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처음 경기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선수들의 스타트 반응 속도와 마지막 터치 순간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성한아름에게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수없이 반복한 동작과 훈련의 결과이자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는 지표다.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는 2023년 IFSC Asia Continental Youth Championships를 꼽았다. 전국체전이 끝난 지 이틀 만에 출국해 5일 연속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스피드 1위, 볼더 2위, 리드 1위를 차지하며 세 종목 모두 포디움에 올랐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항상 안전하게, 하던 대로만 하자고 계속 생각했다. 그때 강한 정신력으로 힘든 일정을 버텨낸 경험이 지금까지도 많이 남아 있다”고 돌아봤다.

 

◇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

선수 생활을 통해 성한아름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상대의 움직임이나 기록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이 준비한 경기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성한아름은 “결국 중요한 건 제가 준비한 등반을 경기에서 얼마나 온전히 펼쳐내느냐고 생각한다. 지금은 상대보다 제 레이스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력이라는 사실도 배웠다.

 

그는 “화려한 경기장 분위기나 관중들의 함성에 휩쓸리지 않고 평소 훈련하던 그대로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성한아름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단어가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성한아름은 “저에게 꾸준함은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첫 아시안게임, 단 한 번의 레이스에 모든 것을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룬 성한아름 앞에 이제 새로운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첫 아시안게임이다.

 

출전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아시안게임을 위해 견뎌온 힘든 동계훈련이었다.

 

성한아름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게 정말 기뻤다. 그런데 너무 얼떨떨해서 한동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주변에서 축하해주시는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정말 아시안게임에 나가는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안정감’이다. 단 한 번의 레이스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온전히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워밍업부터 스타트 자세, 구간별 동작까지 하나하나 점검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그는 “단 한 번의 기회에서 흔들림 없이 제 실력을 온전히 보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가족과 코치, 동료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된다.

 

성한아름은 “‘처음 나가는 아시안게임이니까 열심히 준비해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와.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 훈련이 힘들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첫 아시안게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성한아름은 “평소 대회를 마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이번에는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 경기가 끝난 뒤 순위와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정말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말했다.

 

 

◇ 아시안게임 너머, 올림픽 메달을 향해

성한아름이 바라보는 미래는 아시안게임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향하는 더 큰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성한아름은 “올림픽 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며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

 

화려한 순간만을 좇기보다 그 순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선수,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성한아름은 “지금까지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가족과 지도자, 동료, 팬 여러분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경기와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수많은 훈련과 실패,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을 지나온 성한아름은 오늘도 다음 레이스를 준비한다.

 

출발선에 서는 순간, 옆 레인도 기록도 잊고 오직 자신의 레이스에 집중한다.

 

0.001초를 줄이기 위해 반복해온 동작을 믿고, 마지막 터치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간다.

 

그리고 모든 것을 쏟아낸 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경기를 꿈꾼다.

 

“정말 잘했다.”

 

[ 경기신문 = 김우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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