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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현주소] ②기관은 옮겼는데 직원 삶은 그대로…‘주소 이전’에 머문 균형발전

파주 이전 경과원 직원 45명 중 기존 거주자 3명…사택·통근 의존
여성가족재단 이천 근무 100명 중 이전 계기 전입 25명
광교 출장·사택·셔틀버스까지…청사 이전 넘어 ‘정착’ 과제로

 

경기도가 경기 동·북부의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부족한 행정 인프라 확충 등을 이유로 남부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직원 상당수가 기존 거주지를 유지한 채 사택이나 장거리 통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주소는 옮겼지만, 사람과 업무 기반까지 지역에 뿌리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지난 5월 18일 원장과 경영진, 직원 등 45명을 파주 임차청사로 옮겼다. 경영관리 관련 부서와 북부 기업 지원 TF 등이 우선 이전했다.

 

그러나 이전 직원 가운데 기존 파주 거주자는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관이 지원하는 사택을 이용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통근하고 있다.

 

경과원은 임차청사와 사택 확보 등에 36억 원의 이전 예산을 편성했다.

 

◇ 청사는 파주, 업무는 광교에도…이전비용도 부담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업무 기반까지 완전히 옮겨진 것은 아니다.

 

경과원은 경영관리 부서가 파주로 먼저 이전하면서 도청과 도의회 업무 대응 등을 위해 직원들이 광교로 출장을 오가고 있다.

 

경과원 관계자는 “경영관리 관련 부서가 먼저 이전하면서 도청과 도의회 업무 대응을 위해 파주 근무 직원들이 광교로 출장을 오고 있다”며 “업무 출장비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이전에는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

 

과거 용역에서 토지와 건축에 필요한 비용은 2500억~3000억 원으로 산정됐다. 현재는 최소 3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경과원은 추산하고 있다.

 

바이오센터는 연구시설과 오폐수 처리 조건 등을 갖춰야 해 일반 사무부서처럼 이전하기도 어렵다.

 

파주시가 청사 확보를 지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청사 확보 지원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유재산법상 경기도 출연금을 받는 산하기관에 대해 양여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재정난 속 감액 추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단일 기관 이전에 3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과제로 남는다.

 

◇ 이천 이전 100명 중 전입은 25명…‘정착’이 다음 과제

 

지난 6월 29일 이천으로 옮긴 경기도여성가족재단도 직원 정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재직자 150명 가운데 100명이 이천에서 근무하고 50명은 수원에서 근무한다. 이천에 거주하는 직원은 29명이다. 이 가운데 이전을 계기로 실제 거주지를 이천으로 옮긴 직원은 25명이다.

 

재단은 이사비용과 주거이전비, 관사 등을 통해 직원 33명을 지원하고 있으며 셔틀버스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재직 인원은 6월 말 166명에서 9월 말 150명으로 16명 감소했다. 다만 재단은 계약기간 만료 등 여러 사유가 포함돼 있어 인원 감소를 기관 이전에 따른 퇴사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천에 이미 살고 있던 직원도 있고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도 있다”며 “계약기간이 끝나 그만둔 직원 등 여러 사유가 섞여 있어 개별 직원의 퇴사 이유를 기관 입장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양주로 본점 일부 부서를 이전한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상황이 다르다.

 

남양주에는 전략기획실과 인사부, 조사분석팀이 이전했고 기존 남양주지점도 함께 입주했다.

 

직원들이 본점과 각 지역 지점을 순환근무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계속 근무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기신보 관계자는 “직원들이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남양주에서 계속 고정적으로 근무하는 것은 아니다”며 “근무지를 옮긴다고 이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통근버스 등의 지원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경기 동·북부의 부족한 행정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청사만 옮기고 직원들의 주거와 생활, 업무 기반이 기존 지역에 남는다면 이전에 따른 지역 정착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사택과 셔틀버스는 직원의 불편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 동시에 직원들이 이전지역에 정착하지 않아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라는 양면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 이전이 직원의 정착과 지역 소비, 고용 등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당초 목표였던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경실련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 지 7년 가까이 지난 지금, 평가 기준도 ‘어디로 옮겼느냐’에서 ‘얼마나 지역에 뿌리내렸느냐’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아론·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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