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는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만들어야 한다” 전기 자율주행차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우주계획에 관해 밝힌 야심찬 포부다. 머스크는 2002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로켓을 발사하며 우주관광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공상과학 같은 비전을 자주 언급해 왔다. 오래전 화성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지구처럼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다. 하지만 화성은 태양열로 인한 고온으로 지구와 달리 수증기가 대기권 밖으로 계속 빠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화성에는 현재 지표면 아래 짠물 형태로 수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짠물을 전기분해해 숨을 쉴 수 있는 산소(O₂)를 얻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에너지·환경·화학공학과의 비제이 라마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화성의 짠물을 전기 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탄소와 백금 음극에다, 자체 개발한 양극을 결합한 짠물 전해조를 만들어 화성 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새로
퇴근 길에 시장바구니를 들고 장 보는 소탈한 ‘엄마 리더십’으로 알려진 독일의 메르켈 총리. 지난 11월로 총리에 오른지 15년이다. 메르켈은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1982~1998년)에 이어 역대 독일 총리중 두 번째 최장수다. 그런데 지난달 현지 공영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에게 74%의 지지를 보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결집효과’가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15년의 장기 집권속에 특히 코로나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3월 시점에 동일한 여론조사에서도 53%가 나왔다고 하니 그녀의 저력이 놀랍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초반 70~80%대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고나면 퇴임 시점에 0~30%대로 추락하는 것과 대비된다. 집권 4년차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기간 독일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는 실업율이 3%로,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보통의 국가지도자들이 갖는 야누스(두 얼굴의 소유자)적인 모습이 아닌 다소 투박한 모습에 녹아있는 신뢰감에 더 주목하는 것 같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
4년차 중반을 넘어서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20여차례 정책을 쏟아냈지만 아직까지는 성적을 못내고 있다. 누르면 두더지처럼 튀어오르고 최근에는 증세 역풍까지 불고 있다. 그런데 이런와중에 또 현 정부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얘기가 언론에 불거졌다. 정부가 최근 전.현직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을 공개했는데 ‘청와대 다주택자’ 논란을 일으켰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지난 8월 퇴직 시점까지도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말 수도권 다주택 참모들에게 6개월 안에 집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자 노영민 실장 등 청와대 고위 비서관이 일괄사의를 표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세금 폭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부동산 정책의 약발이 먹힐지 좀 지켜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개인 사정이야 있겠지만 김조원 전 수석을 바라보는 국민이나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가 나름대로 부동산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려 한 열정이나 진정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측근이나 참모들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길을 걷는다면 사정
서해(인천 서구)에서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2012년 정식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내륙뱃길이다. 화물과 여객을 아우르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2조7천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은 하지만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현재 계획대비 물동량은 10% 미만이고 여객 이용자는 20% 수준에 그치는 안타까운 처지에 몰려있다. 특히 가장 경제적으로 유혹의 대상이었던 서울 여의도까지 한강 유람선 운항은 ‘환경논란’의 벽에 부딪히면서 제3의 길을 찾느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지구촌 전반에 초대형산불, 기상이변 등이 속출한 한해였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온난화가 주범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나비효과처럼 지구 전체의 기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해를 직접 ‘접수’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길이 173m 폭 34m의 세계 최대인 쇄빙선(아륵티카)을 취역했다. 핵 연료를 사용하는 아륵티카는 두께 3m 정도의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고 한다. 북극이 온난화로 빙하의 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기 때문에 이 기회에 쇄빙선을 투입하면 365일 상시 북해항로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야
“백신을 찾을 때까지는 이 혼돈에 맞설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다” 올해 노벨평화상 주인공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의 구호다. 식량은 생존의 필수품이며,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에 건강을 지탱해주는 원초적인 안전판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기아 팬데믹’에 대한 경고음이 들린다. 국제 곡물 시장에서 밀과 콩,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 차질에다 코로나 여파로 물류난까지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콩.밀.옥수수 등이 20~40% 가까이 올랐고,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집계하는 유엔곡물가격지수도 2년여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한다. 올해는 지구촌 곳곳에서 초대형산불을 비롯해 가뭄.폭우.태풍.한파 등 유례없는 재앙들이 속출했다. 세계 식량 수입 2위인 중국 같은 경우는 양쯔강 유역의 홍수로 농경지가 초토화했다. 이같은 생산 차질에다, 인구가 집중돼 있는 북반부가 추운 계절로 접어들면서 더욱 위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로 모든 일상이 멈춰질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위협으로 식량을 생산할 노동자를 구하기 어렵고, 그나마 있는 곡물을 이송하려해도 국가간.지역간 봉쇄 조치 등으
새벽이 오기전이 가장 어두운가. 코로나를 종식시키려는 백신에 대한 희망 불빛이 한반한발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시샘하듯 코로나는 3차, 4차 쓰나미로 몸집을 더 키우며 지구촌 곳곳을 할퀴고 있다. 미국에서는 1분에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겨울로 진입하는 북반구가 악화일로다. 2020년 한해를 열면서 찾아온 코로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누적 확진자 6천여만명에, 사망자가 14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백신이 나오더라도 그 터널의 끝이 언제쯤일지 속단하기 어렵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19~1920년에는 ‘스페인독감’이라는 대재앙이 창궐했다. 1차 세계대전이 천만여명이라는 희생자를 낸데 비해 스페인독감은 최소 1천만명에서 최대 5천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16억명 세계인구 가운데 5억명이 발병해, 거의 3분의 1이 독감에 걸렸고 사망률은 2%~10%에 달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코로나 치사율은 스페인독감의 최저 추정치 보다 약간 높은 2.3%다. 그러나 스페인독감보다 100년후에 온 코로나는 의과학 발달 등을 감안할 때 그 위력이 어떤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리고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도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일도 남지 않았다. 코로나 한파에도 수험생들이 준비한 만큼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아무쪼록 큰 탈 없이 시험이 치러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수능은 어느 해보다 우리 자녀들의 아품이 깊게 배어있는 시기에 치러지는 것 같아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우선 올해 수능 응시생이 재수생을 합쳐 49만3천여명(2000년 86만명)이다. 사상 처음으로 50만명 밑으로 떨어졌는데, 우리나라 출산율의 현주소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정상적인 공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능 포기자가 더해졌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교육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고3 재학생에 대한 모의평가가 있었는데 성적 중위권학생들이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아무래도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는 상당수 상위권들은 코로나로 인한 공교육 공백을 사적 영역으로 메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형편이 그렇지 못한 수험생들의 경우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돼 학력저하로 이어진다. 경제적 중산층이 붕괴되는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또 이번 수능은 상대적으로 재
“안녕하십니까. 저는 방금 전까지 뉴스를 진행한 인간 앵커 OOO가 아닌, 사이버 공간에만 존재하는 AI(인공지능) 앵커 OOO입니다.” 최근 국내 한 방송 종합편성채널이 처음으로 메인뉴스인 ‘저녁 종합뉴스’에 유명 여자 아나운서를 본뜬 AI 앵커를 선보였다. 선입견을 갖지 않고 보면 표정 등에서 약간의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인간 앵커와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AI앵커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신기하다” “대박 진짜 같다” “소름끼친다”는 반응들을 쏟아냈다. 해당 여자 앵커도 “언젠가는 AI가 내 자리를 위협하겠구나”하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바둑 알파고처럼, AI앵커는 실제 앵커가 진행한 영상을 통해 목소리, 말투, 표정, 입모양, 동작 전부를 익히는, 이른바 딥러닝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실전에 투입돼 뉴스 원고를 10분전쯤 입력해주면 곧바로 인간 앵커와 똑같은 모습으로 뉴스를 진행한다. 스튜디오, 각종 방송 장비, 앵커 분장 등이 필요없어 비용 절감은 기본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2~3년전부터 AI앵커를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사람의 감정 등을 똑같이 전달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알파고를 시작으로 점점 인간의 안방
김대중 전 대통령(애칭 DJ)이 1997년 선거에서 대권 4수의 벼랑 끝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세 번째 도전인 1992년 선거에 실패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할때만 해도 ‘김대중 대통령’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DJ(당선 당시 73세)는 올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3수, 77세)처럼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런데 5년 먼저 DJ를 제치고 대권에 오른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최고 권좌에 오른 뒤에도 DJ를 끊임없이 견제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일이 꼬여갔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서해 훼리호 침몰 등 잇따른 대형 참사, JP(김종필 총재)와 결별 후 지방선거 참패(1995년), 급기야 대선을 앞둔 1997년말 환란(IMF구제금융 신청)까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과정을 지켜본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DJ대통령의 1등 공신은 YS라는 말이 나왔다. 요즘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켜보면 ‘양김’(YS.DJ)이 생각난다. 올 초 추미애 장관이 취임한 이후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간에도 두 사람의 힘겨루기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는 사이 윤석열 총장은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야권 1위는 물론 여야 정치권
“네가 가는 길이 최초가 되더라도, 마지막이 되게 하지 말라” 이번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 ‘여성.흑인.아시아계’라는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쥔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에게 그의 어머니가 생전에 건네준 말이라고 한다. 해리스는 지난7일 당선자 수락 연설에서 모친의 말을 인용해 “저는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지만, 제가 마지막이 되진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을 지켜본 지구촌에 많은 울림을 준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우리도 모든 어린 소녀들이 대한민국이 ‘가능성의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도 해리스 같은 지도자가 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낙연 대표의 말은 원칙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좀 다른 느낌도 갖게 한다. 한국에는 부통령제가 없지만 선출직에서 그만한 비중있는 자리를 말한다면 서울시장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내년 4월7일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최근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인 인물 고르기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두 선거는 전임 시장의 성추문 뒤 이뤄져 여성 후보론이 어느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력한 여성 인물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