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이다. 벚꽃이 새벽을 여는 시간 운동을 하러 나섰다. 좌우로 줄지어 선 벚꽃으로 길은 훤하게 밝았다. 가슴 맑고 호흡은 벅차올랐다. 그 길을 나는 혼자 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다. ‘마른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 얘기를_ ’ 순간 사랑에 대한 허기와 생명의 허무 같은 게 느껴졌다. 꽃은 소리 없이 피었다 눈물 없이 진다. 코끼리는 때가 되면 조상이 죽어간 곳으로 찾아가 사라진다고 한다. 원숭이는 자기에게 도움을 많이 준 나무 밑으로 가서 그 나무에 거름이 되어주고-. 그런데 인간의 가는 길은? 잠시 생각에 젖어본다. 어느 초등학교 교문에는 ‘4월은 과학의 달’이라고 써 걸어놓았다. 학교 옆 사거리에서는 ‘4월은 선거의 달’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불혹의 고개를 넘겼을까 싶은 젊은이가 마이크를 잡고 자기 당원으로서 함께 가야 할 사람이요 국회의원으로 적격자라고 협박에 가까운 지지를 토하고 있었다. 선거의 결과는 항시 후보자들에게 ‘너 자신을 알고 겸손’하라고 했건만. 입으로 사는 사람, 얼굴로 사는 사람, 몸으로 사는 자, 목소리
2023년 12월 기준 OTT별 이용자는 넷플릭스가 1164만, 쿠팡플레이 654만, 티빙 521만, 웨이브 404만 디즈니 304만, 왓챠가 54만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중복가입을 고려해볼 때 합병해도 넷플릭스를 능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전세계에 자국의 OTT가 이정도 선방하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보다 쎈건 없다. 막대한 돈 투입하여 잘만들고 마케팅하는데 이길 방법 없다. 2024년 대한민국정부 예산이 657조다. 3/11 일 기준 디즈니의 시가총액이 263조,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340조다. 두회사 시가총액만 더해도 대한민국 1년예산이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400조로 한 회사의 시총이 국가예산의 대략 4배에 육박한다. 전세계 국가별로 넷플릭스는 대부분 1등이고 못해도 2등이다. 전통적 미디어에서 OTT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고있는 요즘 자국의 미디어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능가하는 나라는 없다. 디즈니를 빼고 두 회사는 설립한지 십수년에 불과하고 더군다나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유통이 주력이고 미디어는 유통의 효과적 모객 수단인 회사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라 해도 그 역사는
의사라는 직업은 누구나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무나 가질 수 없다. 상위 1% 성적에 들어가야 하고, 의대 6년, 인턴, 레지던트 등을 거쳐야 한다. 기술직이기 때문에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인정받는 의사가 될 수 있다. 어려운 과정임에도 지망자는 많다. 다른 직업에 비해 연봉이 높은 것도 이유이다. 그리고 명예도 얻을 수 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남쪽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인기가 높다. 어렵게 의사가 된다 해도 의사라는 직업은 쉽지 않다. 시기에 맞는 연구와 치료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검사 수치를 보고 진단하는 의사를 보며 참 쉽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오진이나 치료 부작용이 있으면 그동안 받았던 보수를 토해내고 법적 소송에 휘말린다. 가까운 사람이 의료 사고로 남편을 잃고 소송으로 오랫동안 마음 고생 하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높은 연봉에 대한 유혹이 있다. 누구나 인기있는 과를 가고 싶어하고 필수과는 기피하려 한다. 그럼에도 필수과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들이 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은 존중받아야 한다. 한번도 아프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태어날 때도, 사망하는 시간도
학교 ‘자율선택급식’은 학생 개개인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학생의 자율권과 선택권을 확대, 스스로 식단을 선택하고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식생활관리를 실천할 수 있다. ‘카페테리아식 급식’이라고도 부른다. 학생들이 영양 기준량에 적합한 음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이전까지는 선호하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받아서 버렸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발생했지만 자율선택급식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학생들의 입맛에만 맞추다 보면 영양 불균형이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영양사와 급식조리사들의 지혜로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22년부터 자율급식제를 시범운영했다. 희망학교 10개교(초5개교, 중2개교, 고3개교)를 대상으로 한 결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잔반도 줄었다. 2023년엔 시범학교를 70개교로 늘렸다. 자율배식, 선택식단, 샐러드바 운영 등 학교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했다. 올해는 자율선택급식 운영학교를 250교로 확대했다. 도교육청은 설문조사를 실시, 성과를 평가했고 이를 기반으로 공모를 통해 자율선택급식 운영학교 250교를
요즘 삶의 방식 중 현대인들이 따르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은 삶이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적게 가지고 심플하게 살며, 느리고 여유 있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너무나도 값싸고 품질 좋은 물건들도 많고, 우리는 늘 구매의 욕구를 촉진하는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물욕을 끊기는 정말 힘들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그래서 호텔처럼 정갈한 집 인테리어를 꿈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집 안에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살고 있다. 며칠 전 셔츠 단추가 떨어져 오랜만에 바느질을 했다. 요즘 옷은 잘 헤지지도 않지만 헤진다 해도 바느질을 해서 다시 입지 않고 그냥 버린다. 바늘 귀에 길고 가느다란 실을 꿰다가 무심코 바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바늘의 모양이 이렇게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와 바늘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얼마나 적합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찬찬히 생각해보니 바늘이야 말로 미니멀리즘의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바늘은 목표가 정확하다. 단 하나의 점을 뚫기 위해 모든 장식은 필요 없고 버릴 수 있는 모든 것은 버리고 그 한 점의 중심에 집중하도록 단순하다. 눈도 코도 입도 없고 따끔거리는 촉각을 모아서 예리하게 씨
변화무쌍한 밤이었다. 무슨 조화인지 저녁부터 시작된 출구조사 결과는 곧바로 실제 검표에서 뒤집어지더니 업치락뒤치락 종잡을 수 없는 판세가 이어졌다. 12시쯤 되어 추세만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5시에 확인해보니 대한민국은 밤새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금강 이남(호남)은 푸르렀고 조령 아래(영남)는 붉었다. 서울경기를 휩쓴 바람에도 강남벨트는 완강했다. 표면적으로는 범야권(민주연합+조국혁신)이 187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선거가 맞다. 그러나 이 결과로는 대한민국의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여권 입장에서는 원래 초토화될 것이라 예측했던 선거에서 그래도 선방했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개표방송의 보수논객 왈 “범야권이 200석을 넘지 못해 여권은 개헌저지선을 지켰다.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회초리를 들었지만 몽둥이를 든 것은 아니다. 야권이 착각하면 안된다.” 그래, 여소야대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보기에 따라선 국민의힘은 21대 103석에서 이번에 108석으로 늘렸으니 헛배가 부를지도 모르겠다. 당장 겉으로는 “국민들의 준엄한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겠지만 만일 대통령이 내심이라도 이렇게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해외연수 지원책인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올해는 대상을 청소년까지 확대한다는 소식이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 청소년 사다리’ 사업 참여자 95명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 견문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척박한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는 일만큼 소중하다. 이제 시작했으니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경기 청소년 사다리’ 사업은 경제적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외연수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 진로 탐색과 자기 계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사업 지원 대상자는 경기도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두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청소년 중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및 동일 연령 청소년(2007~2009년생)이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여름방학 기간인 7월 22일~8월 11일 3주간 미국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권 국가에서 어학연수와 현지 체험을 할 예정이다. 참여자에게는 항공료와 숙식비, 교육 프로그램 비용 외에도 사전 교육과 사후 관리 등 전 일정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한다. 6월에 3박 4일 과정의 합숙캠프로 사전 교육을 진행하
사회적경제는 경제활동으로 인한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돌봄, 환경, 빈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라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이 대표적인 사회적경제 조직형태이다. 경제 주체들이 자유롭게 생산과 거래를 하며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시장경제와 달리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목적과 민주적 운영원리를 중시하는 경제활동으로써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고 구성원 간 이익을 공유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경제이다. 사회적경제는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더욱더 빛을 발하며 국가적으로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2007) 및 협동조합기본법 시행(2012) 등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해 왔다. 하지만 현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자생과 도덕적 해이 방지를 내세워 올해 사회적경제 예산을 전년 대비 56.6%를 삭감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설 경우, 훨씬 많은 예산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정부와 공공이 할 일을 사회적경제가 앞장서서 길잡이 역할을 해 나가도록 공공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지역경제와 국가경제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나”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유세 현장에서 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왜 내가 책임져야 하냐는 응석이었다. 물론 그는 하루 만에 “잘못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저에게 있다”라며 태세를 전환하기는 했다. 지난 4일에는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딸의 대출의 ‘위법성이 확인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대출금 회수 조치와 함께 관련 사항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조사 이틀만에 위법성을 결론 내린 것이나, 22대 총선 사전투표 전날 서둘러 발표한 시점을 의식한 것인지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금감원이 야당 후보 검증 이슈에 과도하게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앞서 이복현 원장은 “금융위나 행안부, 대통령실 등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혼자 판단했다”라며 “제가 책임져야 하니까 판단해서 의견을 드린 것이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것도 아니고 의원들에 의해 추대 혹은 용산으로부터 임명된, 더욱이 총선에 출마도 하지 않은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일주일만 기다리면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총선이 끝났다. 신고간난(辛苦艱難) 끝에 금배지를 얻은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이번 22대 국회가 할 일은 아주 많다. 그 중 매우 중요한 일은 초고령사회에 대처하는 일이다. 특히 급증하고 있는 홀몸노인을 보살피는 것이 시급하다. 고령 홀몸노인들은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올해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950만 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18.4%다. 홀로 사는 노인가구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동향 조사를 통해 본 노인가구 소득과 지출의 변화’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가구 대비 고령자 1인 가구 비율은 8.7%였다. 2012년 5.9%였으니 10년 사이에 2.8%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홀몸노인의 수는 187만5000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0.8%나 됐다. 혼자 사는 노인은 경제적 고통, 외로움, 질병의 고통 등 3중의 고통을 겪으며 취약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경제 상황이나 만성질환 등 신체적 건강 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