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되는 마약 성분이 전국 최대로 추정되자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원인자 색출을 위한 역추적에 나선다.
연구원은 마약류 검출 하수관로의 역추적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기술과 환경적 요소로 인해 진행은 더딘 실정이다.
인천은 우수와 하수를 하나의 관로로 처리하는 합류식 하수관로가 대부분이라 하수만 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드는 다른 시·도의 분류식 하수관로와 달리 시료 채취가 쉽지 않다.
이에 우기를 피해 시료를 채취해야 하는데다가 시료 채취가 낙차의 영향을 받아 하수처리장의 설치 높이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 배관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좁은 배관의 하수가 넓은 배관으로 모여드는 경우가 있어 관경을 고려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전담인력은 부족하고, 유관기관 협업도 추진해야 하는 등 현안이 쌓여있다.
인천은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마약 사용 추정량이 높아 후속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0년부터 조사하고 있는 매년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 행태’에 따르면 인천을 포함한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
그 중 인천은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의 사용추정량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20년 전국 평균 필로폰 일일 사용추정량은 20.77㎎로, 같은 해 인천의 평균 필로폰 일일 사용추정량은 52,76㎎을 기록했다.
특히 인천항을 끼고 있는 남항사업소의 경우 사용추정량이 84.54㎎에 달했고, 승기사업소는 26.78㎎, 가좌사업소도 46.98㎎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21년도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전국 평균 필로폰 일일 사용추정량은 21.93㎎였다.
인천 평균은 51.62㎎로 전국 대비 두배 이상 높은 수치로 남항 62.15㎎, 승기 50.35㎎, 가좌 42.37㎎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에는 남항사업소의 사용추정량이 높은 이유를 항만 지역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인천공항 하수처리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2022년 전국 평균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16.98㎎으로 다소 낮게 나왔으나 인천은 여전히 높다.
인천 평균 추정량은 48.06㎎로 남항 66.64㎎, 승기 32.38㎎, 가좌 45.16㎎를 기록했으며, 인천공항의 경우 14.72㎎로 나왔다.
문제는 인천공항 하수처리장에서만 엑스터시 사용추정량 24.05㎎, 코카인 사용추정량 42.82㎎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두 마약류의 경우 전국 평균 3㎎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에 연구원은 하수관로를 역추적해 원인자 색출 및 불법 마약류 근절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게 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에서 마약이 검출되고는 있는데 후속 조치는 없고 시민들의 불안감만 조성하면 안되는 일”이라며 “기술적인 부분과 시스템 방향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연한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래도 시민들을 위해 원인자를 색출하고 마약을 근절하려면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