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대학교가 현재 사립으로 운영 중인 경기대를 도립대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대측이 작성한 ‘경기도립대학 설립 방안’은 이태일 경기대 총장이 한달 전 직접 김문수 도지사에게 제안했고, 도는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혁신협의회 의장으로 활동 중인 이 총장이 지난달 9일 오후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2006 경기도 지역혁신협의회 사업실적 보고회’에서 기타 논의사항으로 경기도립대 설립 방안을 김 지사에게 제안했다.
이날 보고회에 함께 참석했던 한 인사는 경기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총장이 ‘경기대가 학내분규로 인해 발전하기 어려웠다’면서 도립대 추진을 거론했다”며 “(경기대)학교 발전과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하다 꺼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경기대는 그동안 교비유용, 교수·직원 임용갈등, 학내 증축업체 특혜시비 등 각종 학내비리가 연이어 불거져나오면서 내홍을 겪어 왔다.
김 지사는 이 총장의 제안에 대해 “타 시·도에서 사립대였다가 도립·시립대로 전환하면서 소유권 문제가 불거진 사례가 있다”고 답하고, 도청내 관련부서에 법적분쟁 등에 관한 제반문제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연간 투입되는 예산(추산규모), 법적 소유권 문제, 현 경기대 재단 자산 문제, 운영효율성 등을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관계자는 “김 지사가 도립대 추진과 관련해 긍정·부정을 명확히 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김 지사의 주문에 따라) 경기대를 도립대로 전환할 경우 어떤 문제가 있는 지, 효율성은 있는 지 등에 대해 관계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 총장의 제안과 도의 검토 작업이 비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 경기대측의 내부동의 없이 추진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학내 심각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재단측의 반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 지역혁신협의회 한 관계자도 “이 총장이 그 자리에서 도립대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이슈화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도립대 추진은) 지금 시점에 불거질 이야기가 아닌 가볍게 던진 제안쯤으로 생각해 달라”고 했다.
한편 경기대는 1947년 조양보육사범학교를 모태로, 1957년 재단법인 경기학원 인수, 1963년 12월 4년제 정규대학 승격, 1979년 수원캠퍼스를 조성 등을 거쳐 1984년 10월부터 사립 종합대학교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