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20만을 코앞에 둔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인 수원시가 총액인건비를 대폭 증액하고 3급 2자리를 추가로 증설하는 등 특례시로의 출범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면서 이번달 중순쯤 시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발령이 예상된 가운데 공직사회가 갈피를 못잡고 들썩이는 등 행정공백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과장급인 5급 사무관이나 팀장급인 6급 주무관 승진을 노리는 일부 직원들은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분위기에 편승, 정치인들까지 동원한 줄대기는 물론 이름 알리기를 위한 보도자료 배포 등 언론플레이까지, 업무는 제쳐두고 승진에만 혈안이 돼 인사를 앞둔 공직기강이 크게 해이해진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9일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임시회를 통과하면서 5급을 포함한 후속인사를 위해 내주초 인사위원회 개최와 함께 인사발령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명예퇴직으로 공석이 된 국장, 사업소장 등 4급 서기관 자리와 보건소장, 본청 과장의 명예퇴직과 과 신설에 의한 신규 5급 사무관 자리 등 사무관만 13명, 6급 주무관 50명 등 대규모 승진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처럼 역대 최대규모의 인사가 예고되면서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승진이 예상되는 동료 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물론 승진 대상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업무는 뒷전이 된지 오래다.
더욱이 일부 직원들은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분위기에까지 편승해 승진에 사활을 걸고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한 승진로비를 펼치는가 하면 과거에 수차례 보도됐던 내용의 보도자료를 다시 발송하는 등 이름 알리기를 위한 언론플레이까지 서슴치 않고있어 사실상 행정업무의 공백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공무원 A씨는 “10년이 넘도록 근무하면서 이번만큼 분위기가 뒤숭숭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승진을 노리는 직원들은 이곳저곳에 줄대기가 바빠 민원인 응대는 물론 거의 모든 업무에 손을 놓은지 오래로 동료 직원들의 업무부하와 내부갈등도 빚어지는 등 요즘 제대로 된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직사회에서 인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런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승진을 노리는 일부 직원들의 좋지 않은 모습은 있을 수 있지만 정치인까지 동원하는 것은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