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금액도 아닌데 기부한다고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했어요.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많잖아요”
광명시 철산동에 소재한 케이스수학학원 황교일 원장은 6년간 조용히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손을 내미는 ‘착한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학원 입구에는 ‘착한가게’현판도 없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황 원장은 대학생 때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가계상황이 나빠지자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학원에서 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한 학원의 원장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우리가 기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와 아내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자랐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 원장 부부는 결혼 후 십여년 간을 힘겹게 살면서 열심히 일하며 돈을 조금씩 모으고 밥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감사히 여겼다.
그는 2009년 말에 학원을 개업한 직후 ‘착한가게’에 가입했다.
아내의 권유로 기부를 결심하고 모금단체를 살펴보던 중 자주들어 알고 있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문의를 했다.
처음에는 ‘착한가게’ 캠페인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전화안내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매월 매출액의 일부를 나누는 ‘맞춤형 기부’라는 생각에 바로 가입했다.
황 원장은 “故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쓴 책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용어의 뜻을 잊을수 없었다”며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늘 ‘교육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확한 입시정책을 이해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진로와 진학을 함께 고민하고 인성교육에도 신경 써 학생들이 사회참여적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목표다.
케이스수학학원은 인성도 중요하게 생각해 교실마다 교훈이 붙어있다. ‘수업 중 핸드폰 사용하지 않기’, ‘숙제 빠트리지 않기’ 등 예절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의 가르침 덕분인지 학원수강생 중에 아프리카 기아 아동들을 돕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황교일 원장은 “내가 기부를 하고 있는지 물어본 아이들도 있다”며 “어려서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할 줄 아는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그 시절 그렇게 못했던 자신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감면해주고 수업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황교일 원장은 “먼 훗날 그 친구들이 또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한다면 더 큰 기쁨이고, 나눔의 순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정재훈기자 jjh2@
※‘착한가게’는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소액다수의 모금캠페인으로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온라인쇼핑몰, 프랜차이즈, 학원, 병원, 약국 등 업종에 상관없이 가입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 참여는 도모금회 홈페이지(gg.chest.or.kr)나 전화(☎031-220-7934)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