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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관심과 노력은 깨끗한 조합선거의 첫걸음!

 

근래 외할아버지 생신 축하차 시골 외가댁을 방문하고 왔다. 외할아버지는 연세가 팔순이 넘으셨지만 지금껏 매 선거마다 투표에 참여하시고 개표방송까지 챙겨 보실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외가댁 방문 당시 주된 대화의 주제는 조합장선거였다. 외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얼마 전 농협 좌담회가 열려 조합원들이 마을회관에 모였는데 좌담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조합장 출마 예상자로 언급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단다.

아직 그 사람들이 후보자 등록 전임에도 불구하고 좌담회에 참석하지도 못하고, 같은 동네 주민으로 친척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데 저녁식사조차 같이 못했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너무 심하다며 내게 나무라듯 하소연을 하셨다. 도시와는 달리 마을 주민들 간에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며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만큼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것이 시골 정서이고,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선거와는 다르게 선거 후에는 다시 만나서 어울릴 사람들이니 혈연·학연·지연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투표에서 같은 마을, 학교 동창, 친분 관계 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심지어 예전에는 돈을 더 많이 주는 후보자에게 표를 준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조합원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호응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조합장으로 당선되면 4년의 임기동안 조합의 대표자로서 업무집행, 인사, 그 외 부수적인 권한까지 지방자치단체장 못지않게 권한을 행사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조합당 평균 자산은 2천500억원이며 규모가 큰 조합은 1조원이 넘는 곳도 있어 경제적인 규모에서도 어지간한 중견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합장은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을 통해 조합 평균 2천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이자 지역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상당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자리이다 보니 ‘우선 되고 보자’는 식으로 일부 후보자들이 선거를 과열·혼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오는 3월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한 가운데 실시되기 위해서는 후보자와 조합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합원 스스로가 깨끗한 선거에 대한 중요성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혈연·학연 및 지연에 연연하지 않고 조합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존경받을 만한 참된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돈 선거’ 등 불법선거로 인한 피해가 당사자만이 아닌 조합 전체와 나아가 지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후보자들은 기부행위나 상대 후보자에 대한 비방 등을 삼가야 하며, 조합장은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일꾼임을 명심하고, 구체적인 사업정책과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며 당선이 목표가 아닌, 조합의 발전을 통해 조합원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두어야 할 것이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이제 한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조합원은 물론 주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깨끗한 조합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고 투명한 조합으로 만들고자 노력한다면 이번 첫 동시조합장선거의 취지와 의미가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선거의 선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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