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가족과 함께 너무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기신문 주최로 ‘제11회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열린 지난 18일 오전.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화성행궁 광장은 이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침 일찍부터 준비된 체험부스 또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시끌벅적 북적였다.
출발시간인 9시. 수원과 인근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뿐 아니라 가족 단위 참가자부터 80세를 훌쩍 넘은 노부부까지 1만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 모인 행궁광장은 그야말로 가족 행사장이었다.
사회자의 “출발” 신호가 울리자 행궁을 가득 메웠던 참가자들은 힘찬 함성과 함께 첫 번째 관문인 성신사와 서장대로 향했다.
순식간에 1만여명의 참가자들이 행궁을 빠져나가 서장대로 오르는 모습은 화성돌기 행사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난코스인 행궁광장에서 서장대 구간은 가파른 경사로 많은 이들이 힘겨워 하지만 정상에 올라 수원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첫 관문으로는 손색없다.
첫 관문을 무난하게 통과한 수원 대평중학교 3학년 김수연(16)·장예진(16)양은 “이번까지 3번째 참가했는데 서장대 코스는 오를 때마다 힘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이라며 “팔달산 정상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모습을 한 눈에 볼 때면 다다음주에 있을 시험 생각처럼 큰 걱정이 모두 사라진다”고 밝게 웃었다.
두번째 코스인 장안문 가는 길은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주를 이루면서 기운을 되찾은 참가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띄기 시작했다.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을 향하던 이들은 이내 뛰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방화수류정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
방화수류정에서 만난 수원 매향중학교 2학년 김가은(15)양은 “친구랑 함께 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했을 것”이라며 “화성돌기 행사때문에 우정이 더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슬슬 화성돌기의 끝이 보이던 찰나. 행운권 응모함이 위치한 봉돈에는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행운권을 넣은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또 다시 행궁광장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수원천을 따라 행궁광장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코스에서 만난 김기용(42)씨는 “딸 아이 학교에서 화성돌기 행사를 참가한다고 해 모처럼 딸과 함께하고 싶어 이렇게 나왔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았다”며 “행사 코스도 너무 좋고, 딸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는 계기가 돼 뜻 깊은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꼭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윽고 출발 이후 두 시간여가 지난 뒤 참가자들이 속속 행궁광장으로 돌아오자 재차 붐비기 시작했다.
마지막 참가자의 행운권까지 담긴 응모함이 무대에 오르자 이내 참가자들이 무대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기대감(?)이 가장 컸던 경품 추첨식은 환호와 탄식이 광장 곳곳에 울려 펴진 가운데 진행됐다.
오후 한시를 넘어 끝난 행사는 자원봉사자와 참가자들의 말끔한 뒷정리와 함께 내년에 치러질 제12회 수원화성돌기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