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多重知能)에서 학습과 관련된 두 가지 지능은 ‘언어지능’과 ‘논리 수학지능’이다.

언어지능은 구어와 문어에 대한 민감성, 언어학습능력,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언어 활용 능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법률가, 웅변가, 작가, 시인들이 상당히 높은 언어 지능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이나 말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유창하게 표현하고, 말과 글로 표현된 내용을 잘 기억하는 지적능력을 말한다.

물론 사람은 특별한 장애가 없는 이상 말을 할 수 있기에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언어지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어지능이 높은 사람은 언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농담을 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 남을 웃게 만들고, 말이나 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강점을 보이기도 한다.

개그맨 김영철은 지난 2001년 캐나다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영어에 능숙하지 못했던 탓에 제대로 된 말 한 마디 못하고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글로벌 개그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5년간 영어학원 새벽반을 다니며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던 김영철은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재미있는 영어’로 입소문이 났다. 이후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교와 대기업, 단체 등에 초청되어 특강을 진행했다.

또 2006년에는 계원조형예술대에서 교양과목인 ‘기초영어 초급’ 강의를 담당했으며, 2010년에는 서울예술전문학교 호텔관광통역학과 겸임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연예인 교수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해 온 것과 달리, 개그맨이 영어교수로 임용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2012년에는 ‘치즈는 어디에?’라는 자기경영서의 번역까지 맡았다. 10년 동안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공부한 실력으로 스타 강사가 된 김영철은 언어지능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와 함께 논리수학지능은 숫자나 규칙, 명제 등의 상징체계를 잘 익히고 창조하며,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손쉽게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지능이 높으면 수학에서부터 사회현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면서,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법칙을 발견하거나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회계사나 통계학자, 법률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에게서 부각되어 나타나는 지능이다.

한국 최초로 쌍커풀수술을 성공시켰던 공병우 박사는 안과 의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중 치료하러 왔던 한글학자 이극로를 만나게 되었다. 한글학자와의 만남은 공병우에게 큰 사건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공병우는 한글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었다. 의학 역시 일본어나 영어로 공부한 것이 전부였다. 그때까지 공병우에게 한글에 대해 가르쳐 주었던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이극로에 의해 한글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공병우는 우선 의학 용어부터 한국말로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번역한 것을 원고지에 정리하는 일을 두 사람의 조수가 맡았다. 그런데 정리 과정 진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였다. 이때 공병우는 ‘영어 타자기처럼 한글을 찍는 타자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과학(眼科學) 교재를 한글로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한글 타자기 발명의 꿈으로 바뀌어 간 것이다. 그 결과 공병우는 실용적인 3벌식의 고성능 한글 타자기를 발명하게 되었다. 공병우가 1949년에 만든 고성능 한글타자기는 한글정보화의 초석이 되었다. 한글의 구조대로 초성글자와 중성글자, 종성글자를 각각 1벌로 하는 3벌식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타자법의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글의 조합기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타자기에 접목시킬 수 있었던 것은 논리수학지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IQ, EQ와 같이 단순한 지적능력 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지능으로 구성된 다중지능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