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으로 유입되는 관광객 감소에 따라 도내 숙박업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야간 대실’까지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사드 배치가 공식화된 후 외국 관광객 중 대다수였던 중국인들의 방한 횟수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의 여파로 도내 숙박업소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의 ‘야간 대실’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토로하고 있다.
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내 사드 배치가 발표된 지난해 7월 도내 중국인 카드 사용자는 2만9천여명에 달했지만 올해 4월 현재 8천여명으로 72% 감소했다.
더욱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전쟁공포가 확산되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현저히 줄면서 도내 숙박업소들은 숙박 이외에 ‘야간 대실’을 운영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내 상당수 숙박업소들은 대실 이용요금을 숙박료의 절반 가량으로 책정, 통상 오후 6~7시면 마감하던 대실 서비스를 오후 10~11시까지 연장하고 있다.
실제 수원 인계동 A호텔은 비즈니스호텔에 비해 저렴한 가격 덕분에 평소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사드 배치 발표 후 중국인들의 방문은 절반 이상 줄었다.
A호텔은 현재 주중·주말 ‘야간 대실’ 이용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2만5천 원(기본형)의 대실요금을 받고 있다. 또 오후 2시 이전에 입실할 경우 무조건 오후 10시까지 대실할 수 있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광명 철산동 B모텔은 오후 11시까지 2만~2만5천 원의 대실요금을 받으며 주중은 4시간, 주말은 3시간 동안 대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용인 고매동 C호텔의 대실 이용시간은 주중 오후 11시, 주말 오후 10시로 각각 3만 원을 받고 있으며, 의정부 의정부동 D모텔은 주중(2만5천 원)과 주말(3만 원) 각각 오후 11시까지 ‘야간 대실’을 운영중이다.
대학생 조모(26)씨는 “요즘은 호텔이나 모텔에서 학생증을 보여주면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며 “지난해만 해도 ‘야간 대실’이 없었는데 최근들어 유행하는 것 같다. 숙박료에 부담을 느꼈는데 오히려 잘 됐다”고 말했다.
수원 인계동 E모텔 관계자는 “‘야간 대실’은 사실 돈되는 장사가 아니지만 경쟁 업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시작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실 손님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병근기자 sb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