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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 다시 쓰는 찬란한 ‘문화왕국’고려

 

 

강화도, 고려 몽고 항쟁기의 제2 도읍지
팔만대장경·상정고금예문 제작된 시기
국내 네번째 큰 섬으로 문화유적 많아

市,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 추진
궁궐 재건·활용 등 대단위 사업 계획

내년 고려 건국 1100주년 맞아
강화와 개성간 다양한 교류도 예정


강화도 역사문화 중심지로 인천시, ‘江都의 꿈’ 사업

육지 같은 섬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강화는 강(江: 강 강)을 끼고 있는 좋은(華: 빛날 화) 고을이라는 뜻으로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 즉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특히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 및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는 강화군은 수도권에서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2018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됐다. 이처럼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강화는 고려 제2의 도읍지로, 몽고 항쟁에 맞서기 위해 피난한 곳이라기보다는 천도한 황도이다. 경주와 부여, 공주 등과 같이 우리 민족의 정치·문화적 역사자산이 숨쉬고 있는 지역인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고려역사에 대한 연구 및 발굴이 미흡해 다른 고도와 같이 역사문화단지가 조성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인천시는 이런 문제의식을 안고 인천의 고려역사 위상을 제고하고 가치 재조명을 위해 ‘강도(江都)의 꿈’ 실현 계획을 발표했다.

‘강도의 꿈’은 한마디로 고려의 강화도성을 역사현장인 강화에 되살리는 것이다. ‘강도의 꿈’ 실현을 위한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우선, 본격적인 고려도성에 대한 학술연구 및 발굴조사 기관으로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2017년 3월에 설립됐다. 그간 인천시 출연기관인 인천문화재단(강화역사문화센터)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지만 강화에 국립기관이 설립됨에 따라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2018년은 고려개국 1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강화의 고려사 연구와 유적 발굴의 의의를 한층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5대 분야 20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5대 분야 20개 사업 단계적 추진, 최종 목표는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

인천시는 5대 분야 20개 사업을 장·단기로 나눠 30년 기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첫 번째 분야는 고려궁궐 재건 활용분야이다.

그 일환으로 고려강도(江都) 미니어처 제작 및 전시관 조성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고려 강화도성의 모습을 소개하는 공간으로써 중국 시안(西安) 대명궁 공원에 있는 당나라 수도 장안의 황궁 미니어처를 벤치마킹해 60억 원을 투입,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강화역사문화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강화도읍 공간구조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강도시기 고려 정궁에 대한 위치를 재조사하고 발굴해 정궁을 재건하는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이를 시작점으로 경주 보문단지처럼 고려역사문화단지를 30년 사업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강화읍 중심을 읍외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강화읍내 가운데로 흐르고 있는 복개된 동락천을 철거해 동락천 북측으로는 고려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궁궐, 관아, 체험시설을 조성하고 남측으로는 숙박, 휴양시설을 건립하는 대단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 번째 분야는 고려 기록유산 활용분야다.

고려 강도 시기는 팔만대장경과 상정고금예문이 제작됐던 시기이다.

찬란했던 고려 강도의 기록유산을 보전함으로써 한국 기록문화의 본산으로서 인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특히 팔만대장경 강화 판당지(보관터)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팔만대장경 판당을 찾기 위한 학술조사를 실시하며, 발굴된 판당지에 판당(장경각)을 건립해 고려 강도 시기 팔만대장경 판각의 전통에 기반한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담은 평화대장경을 간경·봉안하는 계획까지 담고 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보면 최초의 금속활자본 상정고금예문이 고려 강도 시기에 제작했다고 나온다. 이에 따라 역사문화추적 다큐멘터리 ‘상정고금예문을 찾아라’를 방송 제작해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술의 우수성을 홍보함으로써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처럼 강화는 기록유산의 보고이다. 팔만대장경과 고려상정고금예문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 외규장각 도서, 박두성 훈맹정음이 강화에서 탄생하였다. 각처에 흩어져 있는 기록유산을 강화에 보관하기 위해 자료관을 건립·운영함으로써 강화의 기록문화 위대성을 알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세 번째 분야는 강화 역사건조물 활용분야이다.

강화는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근세 강화도조약의 현장까지 지붕없는 박물관이다. 이번에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유치 설립으로 국립박물관 설립은 당위성을 갖게 됐다. 인천시는 강화 국립박물관을 말 그대로 지붕없는, 건물없는 박물관으로 기획하고 있다. 강화는 그 자체가 박물관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중심의 세계 최초 신개념 박물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있다.

강화 고려 왕의 길, 관방유적의 길, 고인돌의 길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콘셉트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이를 위해 군은 가칭 ‘지붕없는 국립강화박물관 설립 및 운영 법률(안)’ 제정을 통해 범시민운영위원회가 운영하는 체제를 기획하고 있다.

강화에는 보존 및 활용가능한 근대건축물이 조양방직 공장, 교동교회 등 7개소가 있다. 등록문화재 추진을 퉁해 근대문화유산으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인천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착안한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인 송암 박두성 선생이 강화에서 탄생한 점을 들어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로써 박두성 선생을 기리는 생가 복원도 추진한다.

네 번째 분야는 강화 역사유적 가치창조 분야다.

인천의 역사문화사적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인천의 중요유산을 세계유산과 국보로 등재하는 사업이다. 강화 해양관방유적(강화산성, 강화외성, 삼랑성, 강화돈대 26개)과 고려왕릉 4기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 강화 정수사 법당과 강화 전등사 대웅전을 국보로 승격 추진한다.
 

 

 


다섯번째는 고려건국 1100주년 기념사업 분야다.

2018년은 고려가 건국된지 1100주년 되는 해이다. 남북의 고려시대를 공유하며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강화와 개성간 다양한 교류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화-개성 유물 교류전, 강화-개성 고려왕릉 사진전, 남북 학생 강화-개성 역사탐방 교차 수학여행, 남북 역사학자들의 국제학술회의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도(江都)의 꿈, 인천의 콘텐츠, 미래의 성장동력

최근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문화재를 향유하고 싶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6년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역사문화유적지 방문률이 2010년과 2012년에는 각각 47.1%와 45.3%였던 것이 2014년과 2016년에는 각각 55.2%와 53.1%로 50%대로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강도의 꿈 실현은 2천만 수도권 인구의 문화재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강도의 꿈 실현은 범정부적·범시민적인 사업으로서 다양한 기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강화군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외교부, 국회, 북측 기관 등의 지원과 협조하에 실현 가능한 사업이다.

재원 마련 역시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확보돼야 한다. 고도 지정을 통한 국비 지원, 민간자본 투자, 시·군비 투입 등 개별 프로젝트별 추진에 맞는 재원 확보가 이뤄져야 원활한 추진을 담보할 수 있다.

역사와 문화는 인천의 콘텐츠이며 미래의 성장동력이다.

고려 강화도읍 39년, 전란 위기 속에 고려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시기라는 점에서 강도의 꿈 실현은 잊혀진 고려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수도권의 새로운 역사문화관광지로 강화도가 부상할 예정이다. /인천=이정규기자 l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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