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로 이주한 귀농민 힘 합쳐
농업 경영 복합체 이뤄
자체 생산 농산물로 푸드테라피
쌀 클레이·꽃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지난해 1만여명 마을 찾아
전국 최초 농촌 팜스테이 선정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교동길에 위치한 ‘교동 장독대마을’은 제 이름처럼 마을 곳곳에 옹기종기 장독이 놓여있다. 그 안에는 주민들이 직접 담근 장이 있고, 마을을 소개하는 문구 역시 ‘장독마다 장과 정이 익어가는 마을’이다.
한탄강 댐 건설로 인해 수몰예정지 주민들이 이주하고, 최근에는 귀농민까지 합쳐지면서 더욱 풍성해진 이 장독대마을은 ‘농업 경영 복합체’를 목표로 농사를 서비스화함으로써 주민들의 소득을 창출하고자 한다.
단순히 농토에서 채소 등을 수확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마을이 공동체를 구성해 ‘가공’과 ‘서비스’를 보태 농사 과정을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계시킨 것이다.
이수인 포천 교동장독대마을회 대표는 “기본적으로 농촌은 농토가 있어야 소득이 창출되는데 우리 마을은 집터만 가진 분들이 많다. 주민들이 재능을 살려 일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마을 공동체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장독대마을에서는 ‘삼시세끼 티셔츠 만들기’, ‘가마솥 체험’, ‘장 담그기’, ‘채소 수확하기’, ‘시집 온 곶감’, ‘정거장 여행’, ‘레크레이션’, ‘누에 체험장’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꾸려지고 있다.
특히 마을에서 자체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해 푸드테라피를 제공하고, 청정미와 천연색소를 이용한 쌀 클레이·꽃차 만들기 등 활동을 체험케하는 것이 방문객의 발길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장독대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9천300명에 달할 정도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장독대마을을 보다 더 탄탄하게 운영하기 위해 각자의 재능을 살려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창의미술지도자, 미술치료상담사, 제과제빵, 바리스타, 네일아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통해 각 분야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마을 방문객을 모으고 주민 간 친목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전국 최초로 농촌 팜스테이(farm stay) 마을에 선정되기도 했던 장독대마을은 올해 평생학습마을 선정 6년 차를 맞기도 했다. 마을 주민의 평균 연령이 40세 이하일 정도로 젊은 마을이기 때문인지 공동체 발전을 위한 데에 서로서로 열심이다.
최근에는 마을 내 유휴지를 활용해 뽕나무를 가공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 및 마을카페를 만들고자 한다. 이곳에서 누에를 사육하고, 오디를 가공하고, 결과물을 판매함으로써 또다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잇겠다는 계획이다.
이수인 대표는 “흔히들 농촌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농토가 없어도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면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시민에게는 휴식의 공간으로, 마을 주민에게는 소득 창출의 공간으로 어우러지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이연우기자 27yw@
이수인 포천 교동 장독대마을 대표
2010년부터 마을 공동체 조성
서비스산업 새 부가가치 창출
도시와 농촌 공존의 새로운 시대
‘준비된 마을’에 많은 지원 희망
“도시민에게는 휴식의 공간으로써, 마을 주민에게는 소득 창출의 공간으로써 농촌은 앞으로 비전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탄강, 지장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포천 교동 장독대마을의 이수인 대표는 농촌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했다.
지난 1999년, 장독대마을이 전국 1호 팜스테이(farm stay) 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 농사 과정을 ‘농촌 체험’ 형태로 운영해 온 이 대표는 “농산물을 생산만 하는 게 아니라 생산과 가공과 서비스가 어우러진 농업 경영 복합체를 꾸리고 싶어 2010년부터 마을 공동체를 조성해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농촌은 농토가 있어야 소득이 창출되는데 우리 마을은 집터만 가진 분들이 많다. 주민들이 재능을 살려 일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마을 공동체를 구성하게 됐다”면서 “장 담그기 프로그램, 누에 사육 프로그램, 주말농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마을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동체 조성 배경을 밝혔다.
공동체를 조성하는 과정에선 도시로 떠나는 사람도, 마을 조성에 뜻을 달리한 사람도 있어 6년 정도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꾸리고 활발하게 진행해오며 결국 마을을 조성하게 됐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장독대마을을 찾은 방문객수가 지난해에만 9천300명에 달한다. 총 25가구 82명의 주민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이 1억4천만 원 정도의 매출액을 내기까지 끊임 없이 노력한 결과라는 자평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장독대마을은 경기도 평생학습마을로, 따복공동체 등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행정적 지원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등의 ‘준비된 마을’은 지원을 받으면 더 성장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마을’은 행정적 지원이 내부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준비된 마을에는 많은 지원이 이어졌으면 좋겠고, 준비되지 않은 마을은 준비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형태의 지원이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을은 마을카페 및 뽕나무를 가공할 공동작업장을 짓는 등 꾸준히 준비·발전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2억 원, 만 3년 안에는 5억 원 이상으로 올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수인 대표는 “흔히들 농촌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면 서비스산업에서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 수 있는 게 지금의 시대”라며 “도시민에게는 휴식의 공간으로써, 마을 주민에게는 소득 창출의 공간으로써 농촌은 앞으로 비전이 좋다”고 강조했다./이연우기자 27y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