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불수능’으로 발표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채점결과를 보면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어영역에서 지난해보다 평균점수가 15점 오르면서 국어를 잘 본 수험생이 정시모집에서 크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 가형과 나형도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절대평가가 이뤄지는 영어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을 획득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5.3%로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작년(3천214명)의 5% 수준인 148명이다.
국어영역에서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은 각 대학 국어성적 반영방식을 잘 따져 유불리를 계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은 국어 성적으로 당락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가 몹시 어렵게 출제됐다”며 “인문계열이든 자연계열이든 국어가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가형과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33점과 139점으로 지난해 130점과 135점보다 3점과 4점 올랐다.
1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각각 1만675명(6.33%)과 2만368명(5.98%)으로 작년(8천879명과 2만3천788명)보다 증가했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 가운데 최고점자와 1등급 수험생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어렵게 출제된 시험을 잘 풀어낸 수험생이 많았다는 의미로 수학성적이 기대에 못미친 수험생은 정시모집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소위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들이 작년보다는 쉽게 출제된 결과”라며 “수학을 못 본 수험생의 경우 국어성적으로 이를 극복해냈는지 여부에서 대입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인 수험생 비율이 5.3%(2만7천942명)로 지난해 10.0%(5만2천983명)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등급 수험생(원점수 80점 이상 90점 미만)도 올해 14.34%(7만5천565명)로 작년 29.7%(15만6천739)보다 줄었다.
영어가 어렵게 출제돼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정시모집 지원자가 늘어나게 된다.
사탐 9과목 중 6과목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곧 1등급 커트라인이었다. 만점자만 1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불수능으로 평가된 올해 수능 결과를 볼때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생겨 소신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학별 국어 비중 등을 잘 따져 정시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