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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노동자 14명 집단 산재 신청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은 4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암과 만성 피부질환 등 직업성 질환에 걸린 노동자 14명의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재 신청자들은 반도체, LCD, 휴대전화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라고 반올림은 소개했다.

신청자 가운데 김모(42·여)씨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전자 기흥·화성 공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검사를 담당하다가 2017년 6월 폐암을 진단받았다.

김씨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노출된 비소 등이 발암 원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는 반올림을 통해 "담배를 피운 적도 없고 가족력도 없는데 갑자기 폐암에 걸린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업무가 검사 담당이어서 가공 공정에서 일하는 다른 엔지니어나 오퍼레이터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해서 안전교육도 없고, 위험을 경고받은 적도 없었다. 회사가 조치를 소홀히 해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니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송모(29·여)씨는 2009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사업장에서 일했으며 2016년 9월 다발성 근염을 인정받았다.

현재 송씨는 고관절이 괴사한 상태라고 반올림은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 보상위원회는 클린룸에서 일하다 발병한 모든 근로자에게 보상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특정 질병만 보상한다"며 "다발성 근염과 발병 요인이 유사한 다발성 경화증이나 루푸스는 보상 대상이지만 다발성 근염은 보상 대상이 아니라며 신청도 받지 않는다. 직업성 암과 희소병을 모두 다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 사내 협력사에서 가스감지기 설치 기사로 약 2년간 일한 뒤 지난해 10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임한결(29·남)씨,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2012년 유방암을 진단받고, 작년 2월 사망한 김모(37·여)씨 등도 산재 신청자에 포함됐다.

이번 집단 산재 신청은 반올림이 2008년 4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산재 신청을 시작한 이래로 14번째다.

반올림은 그동안 137명에 대한 산재를 신청해 이 가운데 43명(근로복지공단 인정 25명, 법원 18명)이 업무상 재해로 병을 얻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반올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는 이제 다 해결된 문제라는 말도 들리지만 과연 그러한가"라며 "우리는 백혈병 등 희귀병의 발병을 모르고 삼성이 어떤 공정에서 어떤 유해 화학물질을 쓰는지 모른다.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의 전체 규모가 얼마나 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집단 산재 신청 사건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고용노동부가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철폐하고 신속하게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현철기자 hc1004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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