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들이 줄어들면서 심야시간 상비약 구입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일자리 구하기도 힘든데 프랜차이즈업체들 마저 심야영업점을 줄여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전쟁이나 다름없습니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자 365일 24시간 환하게 불을 밝힌 채 심야족들을 맞던 편의점과 각종 프랜차이즈 업계가 효율성을 내세워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늦은 시간 개인 용무를 위해 해당 매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 호소는 물론 경기불황과 극심한 취업난 속에 대학생들과 취준생 등의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사라지면서 치열한 ‘알바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페와 패스트푸드, 편의점 등 가릴 것 없이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추세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버거킹과 맥도날드, 롯데리아는 지난 2017년 각각 35개, 310개, 172개 점포를 24시간 운영했지만, 현재 각각 17곳, 280곳, 135곳으로 줄였다.
커피전문점인 탐앤탐스와 엔제리너스 역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현재 85개, 60개 점포만 각각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 또한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심야영업 중지 매장이 지난 2017년 17%에서 올해 1분기 18.1%까지 늘어났고 ‘편의점 업계 1위’인 CU 역시 16%에서 20%까지 올랐다.
24시간 문을 열고 불꽃튀는 영업전쟁을 벌였던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카페 등의 이같은 심야영업 포기 현상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자영업자들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해서는 심야영업 포기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 김모(48·여)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늦은 시간 약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았는데 문 연 곳이 없어 곳곳을 헤매다 결국 택시를 타고 시내 심야영업하는 약국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당장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모(24)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는데 하늘의 별 따기다. 곧 방학인데 알바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수원종합운동장 인근의 A편의점주 이모(45·여)씨는 “가족 모두가 동원돼 편의점을 24시간도 아닌 19시간 운영하는데 야간 손님들은 불편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매출도 적을 뿐더러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가 부담돼 아르바이트생도 고용치 않고 전가족이 매달려 ‘생계형’으로 운영하는 만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여러 이유 중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24시간 운영은 전적으로 가맹점주들의 선택이어서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에게 강요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각기자 kyg@